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 특사단(오른쪽)이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해 리선권 북한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맨 왼쪽)과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왼쪽 둘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공: 청와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대북 특사단(오른쪽)이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해 리선권 북한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맨 왼쪽)과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왼쪽 둘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공: 청와대)

北, 김여정·김영철 등 고위급 인사 방남

전문가 “김정은 의도 파악이 제1순위”

“동결 vs 폐기 놓고 줄다리기 이어질 듯”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우리 측의 대북 특별 특사 파견을 즉각 수용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남북 간 대화에 속도를 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계기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방남 이후 평창 폐회식 참석을 위해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연이어 고위급 인사를 보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대북특사 카드를 고심 끝에 꺼냈고, 이에 대해 북한은 환영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입장을 전달받고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북특사 파견 계획을 알렸다.

5일 우리 정부는 대북 특사로 화답하면서 지속해서 남북 대화·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수석 특별 사절은 맡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윤건영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 등과 실무진 5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이날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회동하는 데 이어 이날 저녁 또는 6일 낮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북한은 남북 대화 채널이 복원된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이에 따라 이번 대북 특사가 북미 대화,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할 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외신들 앞에서 “북한이 며칠 전 전화해 ‘대화 하고 싶다’고 전했다”고 밝힌 만큼 이번 대북 특사 방문 이후 북미 간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만큼,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대북 특사의 방문 목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 대화 조건으로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동결’을 조건으로 나설 것이고, 미국 측은 ‘폐기’를 조건으로 나오며 양쪽에서 줄다리기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동결’을 주장하는 의도에 대해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는 대신, 더는 핵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것을 인정하게 되면 군축 협상 등 복잡해진다. 미국 대내외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원장은 우리 정부의 역할로 “동결을 시작으로 북한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종국에는 폐기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방북한 대북 특사단은 6일 돌아오면 귀국 보고를 하고 이번 주 중으로 미국을 가서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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