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출입요건마저 포털을 기준 삼겠다니
[사설] 청와대 출입요건마저 포털을 기준 삼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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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청와대 출입매체를 새롭게 선정했다. 박근혜 정부 때까지 꽁꽁 묶여 있던 청와대 출입문이 조금이라도 열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공정한 나라, 약자를 배려하는 나라를 선포한 문 정부다운 조치였다. 

2월말 청와대 춘추관이 청와대 출입매체 중 포털에 노출되지 않는 곳은 사실상 퇴출하겠다는 공지문을 일부 인터넷매체에 보냈다. 청와대는 ‘장소가 협소해서’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놨고, 아직 확정된 건 아니라며 한 발 뺐다. 

공룡포털이 뉴스유통 시장을 지배하는 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뭐든지 빨리빨리를 선호하는 문화가 포털을 통한 뉴스검색 의존도를 높이면서 포털이 뉴스유통을 지배하는 기형적 구조를 낳았다. 이 때문에 포털이 언론 위의 언론으로 군림하면서 언론을 통제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비판에서 벗어나고자 네이버, 다음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이 역시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으로 언론을 심사한다는 명목 아래 평가위원회에 언론협회 관계자들이 들어가 나눠먹기식 심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거기에 탈락 사유조차 알 수 없는 ‘깜깜이 심사’로 피심사 언론에 대한 갑질이라는 비판도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말 많은 뉴스평가위가 포털 노출을 결정하는 상황에 청와대가 포털에 노출 안 되면 청와대 출입도 배제하겠다고 나섰으니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원래 법이든 기준이든 상위법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사기업인 포털의 판단에 따라 국가 최고 기구인 청와대가 이미 출입한 매체를 퇴출시키겠다는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이번 조치는 대통령이 공정하고 차별없는 나라를 외쳤지만 청와대 참모진은 힘 있는 매체만 지원하고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나 다름없다. 다수의 인기와 활용도만 생각하는 즉흥적인 정책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참모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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