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최초 청각장애인 점장 권순미 파트너. (제공: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6
스타벅스 최초 청각장애인 점장 권순미 파트너. (제공: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6

최초 청각장애인 점장 권순미
커피가 좋아 시작한 바리스타
“가능성 꼭 보여주고 싶었다”

2015년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최초 부점장으로 화제가 됐던 권순미(38, 사진) 파트너가 또 한번 기적을 이뤄냈다. 커피가 좋아 취업에는 성공했지만 ‘승진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 여겼던 그녀가 승진면접 재수 끝에 점장의 자리에 올랐다. 입사 7년 만의 성과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청각장애인 최초 점장이 된 소감 부탁드립니다.

이해와 배려를 해준 많은 사람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입사 후 바 점장이라는 직급을 단지 꿈으로 바라보다가 그 꿈이 목표로 바뀌었고, 목표를 향해 노력한 결과 점장이 돼 너무 행복합니다.

― 근무 시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이를 해결하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겉보기에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티가 나지는 않습니다. 고객님이 불렀는데 못 알아들어서 자기를 무시한다는 오해가 있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리고 계산대 앞에서 만나는 고객님의 목소리, 억양, 톤이 너무 다양해서 못 알아들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제가 청각장애인이어서 고객님의 주문을 못 알아들었어요. 다시 말씀해주시겠어요’라고 부탁을 드린다거나, 숏(short)과 톨(tall)사이즈의 입모양이 비슷해서 컵을 직접 보여드리면서 재차 확인해서 주문의 오류가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 청각장애를 가진 상태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기도 합니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 인식의 개선을 통해 자신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일을 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료들이 서로 배려를 하고 고객도 이해를 해주는 부분도 큰 힘이 됩니다. 다른 매장에서 근무하시는 청각장애인 파트너는 간이 메뉴판을 내놓고 주문을 받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고객들의 배려로 인해 장애인이 근무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는 것 같습니다.

― 시험과 면접 등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점장에 도전한 이유가 있다면.

장애인 신입 바리스타들이 제게 “어디까지 승진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노력하면 승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도전하게 됐습니다.

― 앞으로 어떤 점장이 되고 싶은가요.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점장이 되고 싶습니다. 소리로 100% 소통은 이뤄지지 않아도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모두 함께 갈 수 있는 점장이 되고 싶습니다.

 

권순미 점장은요…
·2급 중증 청각장애(보청기 통해 아주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상대방 입모양을 읽는 구화로 대화 이해)
·2011년 8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장애인 공채 1기로 입사 
·2015년 2월 커피마스터 자격 취득(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사내 커피전문가 양성프로그램)
·2015년 12월 부점장 승격(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청각장애인 최초)
·2018년 1월 점장 승격 (송파아이파크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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