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박물관의 한국영화 100선 전시 모습 (제공: 영상자료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영화박물관의 한국영화 100선 전시 모습 (제공: 영상자료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영화의 모든것 무료 체험 가능
한눈에 보는 한국영화역사
홀로그램극장, 가상현실게임
할인가격에 즐기는 VR공간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뚝 떨어진 기온 탓에 야외에서 활동하기엔 꺼려지는 계절, 겨울이다.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로 머리를 식혀야 하는데 야외로 나가기엔 싫고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서울 상암동을 가보는 건 어떨까?

상암동을 지식백과로 검색해보면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중심지역이라고 나온다. 한마디로 방송사들의 집합소다. 상암동 MBC방송국 맞은편에는 한국영화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이 있다. 평소 역사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상당수가 영화에는 관심이 쏠릴 것이다. 이곳은 무료인데다 기대 이상으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상현실(VR)을 즐길 수 있는 ‘상암 K-live X’도 위치해 있다.

한국영화박물관에는 이젠 추억이 되어버린 비디오테이프 등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제공: 영상자료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한국영화박물관에는 이젠 추억이 되어버린 비디오테이프 등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제공: 영상자료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한국영화가 숨쉬는 공간

상암동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은 공항철도를 타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번 출구로 나와 10분가량 쭉 걸어올라 가면 MBC 건물 맞은편에 있다.

1974년 한국필름보관소에서 출발한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수집·보존·서비스하는 공공기관이다. 지하 1층은 시네마테크KOFA, 지상 1층 한국영화박물관, 2층은 영상도서관 등이 운영되고 있다.

우선 영화박물관부터 가보기로 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세계영화사와 한국영화사가 친절히 설명돼 있었다. 영화관에서 영화만 봤지 영화사를 접한 건 처음이라 눈길이 갔다.

한국에 처음 영화가 도입된 시기는 언제일까? 궁금해진 기자는 소개 글을 따라 쭉 읽어 내려갔다. 1901년 8~9월 여행가이자 촬영가 버튼 홈즈가 조선에 방문하면서 조선을 처음으로 영화에 담았다고 한다. 일제 식민지 시기와 맞물리면서 1919년까지 조선영화가 등장하지 않았다. 이후 1924년, 조선인 자본에 조선인 스태프만으로 제작된 최초의 영화인 ‘장화홍련전(감독 김영환)’이 등장했다는 것.

1934년에 제작된 ‘청춘의 십자로(감독 안종화)’는 현재 필름이 남아있는 영화 중에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이곳에서 옛날 필름이 돌아가고 있었다. 2007년 한국영상자료원이 발굴해 2008년 공개한 것이란다.

시대별로 한국영화가 어떻게 발전하고 변해왔는지를 안내판이 꼼꼼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1950년 전쟁 발발로 많은 영화인들이 국방부나 공보처, 미공보원 소속으로 전선에 파견되거나 부산, 대구, 진해 등 피난지에 흩어져 주로 기록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1960년대 서울에 들어선 개봉관의 당시 모습이 작은 스크린 속에 담겨있었다. 서울에는 광화문, 종로, 을지로 등 시내 중심가를 중심으로 12개 내외의 개봉관이 존재했다.

‘바람 불어 좋은날’ ‘개그맨’ ‘칠수와 만수’ 등 당시 영화포스터도 전시돼 있었다. 다소 촌스러울 순 있지만, 많은 이들의 추억이 담겨있는 듯 했다.

어릴 때 자주 빌려봤던 낯익은 비디오테이프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연도별 최고 흥행작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돼 있었다. 1999년 ‘쉬리’,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소위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발점이 됐던 작품부터 2005년 ‘괴물’ 등 한국영화가 글로벌화되기 시작한 작품까지…

한국영화박물관에는 영화 택시에서 배우 송강호가 영화촬영 당시 입었던 복장을 그대로 전시해놨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한국영화박물관에는 영화 택시에서 배우 송강호가 영화촬영 당시 입었던 복장을 그대로 전시해놨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영화박물관 한복판엔 1940년대 후반에 사용된 35㎜ 필름 영사기가 놓여 있었다. 여기저기 녹이 쓸긴 했지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했다. 대구 소재 코리아극장이 사용했던 것이라고 한다. 한 켠에는 작년에 상영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배우 송강호가 실제로 입었던 유니폼과 함께 카메라도 전시돼 있다. 오스카상, 청룡영화제상 등 국내외 영화제 트로피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한 층 올라가면 영상도서관이다. 영상물 3만여점, 도서 1만여점 등 영화자료가 구비돼 있는 곳. 국내 출시된 DVD, 블루레이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는데, 이곳도 무료다.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회원가입만 하면 된다. 월별로 볼 수 있는 영화가 한정돼 있지만 최근에 나온 영화도 볼 수 있다. PC를 통해 혼자 볼 수 있는 공간과 가족, 친구, 연인 등 여럿이 함께 볼 수 있는 DVD룸도 갖추고 있다.

영상도서관에는 영화 관련 책들이 빼곡히 놓여 있다. (제공: 영상자료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영상도서관에는 영화 관련 책들이 빼곡히 놓여 있다. (제공: 영상자료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아울러 옆 건물에 있는 상암 K-live X도 가봤다. 이곳은 KT와 VR콘텐츠 전문기업 바른손, K-라이브 센토사 운영 경험이 있는 홀로티브글로벌이 구축·운영하는 실감형미디어 복합체험공간이다. 작년 12월에 문을 열어 오픈기념으로 이용권을 특별할인하고 있다. 2시간 이용에 2만원이지만,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초중고 학교에서 반 단위로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하고 평일과 주말에는 학생, 어른 할 것 없이 적지 않게 찾아온다고 한다.

서울 상암동 MBC방송국 맞은편에 있는 ‘상암 K-live X’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서울 상암동 MBC방송국 맞은편에 있는 ‘상암 K-live X’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상암 K-live X는 ▲메이플스토리·사이언스쇼·JYP 콘텐츠 등을 상영하는 ‘홀로그램 극장(K-Live)’ ▲총 12종의 큐브형 및 시뮬레이션형 VR기기를 체험해볼 수 있는 VR체험존(VR Park) ▲미디어 방명록, AR샌드박스 등 기타 어트랙션 존으로 구성돼 있다.

기자는 가상현실 게임을 해보기로 했다. 버블 총을 쏴서 동물을 잡은 게임이었다. 머리엔 헤드셋을 끼고 양손엔 핸드 컨트롤러를 잡고 화면에서 지시하는 대로 하면 게임이 시작되는데 단순하지만 꽤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높은 건물에서 외나무다리 걷기, 공포체험 등도 가상현실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꽤나 현실적인 공포를 느껴 결국 끝까지 하지 못했다. VR 게임이 한창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실내에서 즐기는 이곳을 추천한다.

‘상암 K-live X’에서 VR(가상현실)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상암 K-live X’에서 VR(가상현실)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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