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文, 신년회견서 비핵화 의지 
“한반도 비핵화는 양보 못해”
북 “핵, 미래 담보하는 초석”
美 “대화 중 군사행동 안해”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남북이 핵에 대해 서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의 핵 무력은 그 어떤 정치적 흥정물이나 경제적 거래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신문은 ‘우리의 핵 억제력은 평화수호의 위력한 보검’이라는 논평에서 “우리는 핵 무력으로 미국의 침략책동을 부수고 있다”며 “우리의 핵 억제력은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민족의 생명이자 조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만년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비핵화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우리 정책 기조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향한 과정이자 목표”라며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대화와 압박을 같이하겠다는 것이고,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과 경제발전을 병진하겠다는 입장이 서로 부딪친다”며 “대화를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우리 정부는 북한 비핵화라든지, 북한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대화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을 요구하기 전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북한에 이용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 군사회담에서 양측이 비핵화 의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은 평창 올림픽 이후 한미연합훈련이 열릴 경우 강하게 반발하면서 추가 도발할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서는 남북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는 고위급 회담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그 이상 본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비핵화 논의는 남북 정상의 논의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물론 남북 정상이 만난다 할지라도 비핵화 문제가 단숨에 해결되지 않지만, 핵 동결이라든지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문제에 대한 결정은 정상이 만나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이 핵에 대해 서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 대화 중 군사행위를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할 경우 열려있다”며 “남북 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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