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돌파가능성 높다”

3% 성장만 유지해도 무난

부동산·中관광객유입 변수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2009년 20조원의 문턱을 넘어선 국내 백화점 시장의 총매출 규모가 9년 만에 30조원 선을 넘길 전망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백화점 시장은 여러 악재에도 기저효과와 ‘소비심리 회복세’에 힘입어 매출 회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시장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 부진에서 벗어나 올해는 3% 증가할 것”이라며 “3% 성장만 확보하면 30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면세점 채널도 중국 인바운드 회복으로 2017년 대비 30% 고신장하면서 백화점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백화점은 2000년대 중반까지 고속성장에 힘입어 2009년 매출 2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8년간 30조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중심으로의 소비패턴이 변하고 정부의 유통규제가 강화되면서 2012년부터는 지속 29조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에는 28조 9310억원으로 29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역시 29조 5850억원 선에서 발목이 묶일 전망이다. 마지막 4분기 기존점 성장률이 2% 수준을 보이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1~3분기의 사드 보복 등으로 위축된 실적을 메우긴 역부족이었던 것.

백화점 시장 매출 추이. (제공: 하나금융투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5
백화점 시장 매출 추이. (제공: 하나금융투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5

다행히 올해는 큰폭의 성장은 없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살아나고 있는 소비심리 회복의 영향으로 30조원은 무난하게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1분기까지 전년도 기저효과만으로 실적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고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도 소비자심리가 110을 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올해 2분기 이후 소비수요 전망도 밝다. 우선 수출 증가가 가계소득과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 구조상 수출에서 모든 경기회복이 시작돼 고용과 임금, 가계소비와 내수로 이어진다. 수출 증가가 소비로 나타나기까지는 1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지난해 2분기부터 임금과 고용도 회복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올해 2분기부터 소비 증가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최저임금 상승 역시 현재는 기업들의 비용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전체 근로자의 24%가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소비수요 개선에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2017년이 수출의 해였다면 2018년은 가계소득과 소비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심리가 지속 110을 넘는 등 소비수요가 회복되고 있어 전체 3% 성장만 한다면 9년 만에 백화점 매출이 30조원 벽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지만 소비심리와 밀접한 부동산 경기가 꺾이거나 백화점 성장률에서 비중은 작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인바운드 성장이 기대치를 밑돌 경우 달성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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