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쉴 새 없이 터지는 사건·사고만큼 네티즌들의 손도 바빠졌다. 지구촌은 SNS(Social Network Services)를 통해 아픔을 나누고 신념을 지지하고 최애(자신이 가장 아낀다는 뜻의 신조어)를 자랑했다. 거침없는 논쟁은 때때로 서로에게 상처도 줬지만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해내기도 했다. SNS 내 라이브방송이 활발해지면서 글과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으로 자신이 사건을 직접 전하고 볼 수 있게 됐다. 수많은 이야기 중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기준으로 SNS 내 화제의 순간을 결산했다.

(출처: 뉴시스)
(출처: 뉴시스)

 1. 이영학에 분노… 청소년 폭력 어디까지 봐줘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희소병 ‘거대 백악종’을 앓아 ‘어금니 아빠’로 알려진 이영학(35)씨의 만행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이 포착돼 경찰의 조사를 받기 시작한 이씨는 이전부터 아내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매수 남성들의 유사성행위 장면을 촬영했을 뿐 아니라 SNS에서 성매매할 미성년자까지 모집했다.

중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영학(오른쪽)과 그의 딸. ⓒ천지일보(뉴스천지)
중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이영학(오른쪽)과 그의 딸. ⓒ천지일보(뉴스천지)

특히 범행 전 인터넷과 TV에서 자신과 딸의 처지를 호소하며 수술비 등을 모금해 후원금·보조금·장애인연금으로 총 13억여원을 챙긴 모습에 네티즌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씨는 이를 외제차 튜닝 등 호화생활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들끓었다. 자신이 기부한 금액이 이 같은 범죄에 사용됐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많은 기부자들은 충격을 받았고 이에 최근 ‘기부 포비아(공포증)’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여기에 이씨가 재판에서 ‘개 6마리를 망치로 죽였다’고 증언했다고 알려지면서 동물 학대 혐의까지 받고 있다.

끔찍한 사건에 당시 SNS에서는 ‘어금니 아빠’라는 명칭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Citr***는 “어금니 아빠 같은 감성적인 칭호를 끔찍한 범죄인에게 붙여주지 말자”며 가해자의 이름으로 사건을 나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어금니 아빠’는 올해 구글코리아 뉴스·사회 분야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했으며 아직도 재판이 진행중인 만큼 언급이 이어지고 있다.

SNS상에서 공론화 된 사건은 사회의 변화를 불러오기도 했다.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등 갈수록 흉포해지는 청소년 범죄에 미성년자의 형사 처벌 기준 강화가 그것이다.

중학생들이 또래 학생을 폭행해 피투성이로 만든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이어 강원도 강릉 등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제보와 피해자들이 폭행 당한 사진이 SNS상에 퍼지며 파문은 확산됐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면제받는 청소년들의 처벌 제한 연령을 낮추고 형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소년 보호법 폐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1953년 형법 제정 후 한 번도 바뀐 적 없던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만13세 미만으로 지금보다 한 살 낮추기로 하고 학교폭력 처리 방식도 더욱 엄격하게 손보기로 했다.

해외에서는 공연장 등 ‘소프트타깃 테러(무방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며 다시 경종을 울렸다.

라스베이거스 총격 용의자 스티븐 패독(64)의 동생 에릭이 AP통신에 공개한 스티븐 패독의 사진. (출처: 뉴시스)
라스베이거스 총격 용의자 스티븐 패독(64)의 동생 에릭이 AP통신에 공개한 스티븐 패독의 사진. (출처: 뉴시스)

희생자 58명을 내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로 기록된 지난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이 페이스북의 올해 세 번째로 많은 관심을 받은 순간으로 기록됐다. 총격범 스티븐 패덕(64)은 만델레이베이호텔에서 길 건너편 루트 하베스트91 콘서트장에 있던 청중 2만 2000여명을 향해 자동화기를 난사했으며 약 10분 동안 1100여 발을 발사해 무대를 초토화 시켰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SNS에 현장 상황을 전하고 많은 네티즌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또한 약 3300명의 사람들이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위기 대응’을 사용해 서로 도움의 손길을 나눴다.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에서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콘서트 도중 폭발 테러로 2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아리아나의 콘서트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던 이 공연에는 특히 어린 팬들이 많아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올해 영국에서만 테러가 3번이 발생하면서 영국을 위해 기도를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페이스북측은 ‘맨체스터 테러 사건’에 대해서는 8000만 이상의 동영상 조회수와 45만 달러 이상의 기금 조성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