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백악관 남쪽에 세워진 국가 크리스마스 트리에 점화한 뒤 인삿말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백악관 남쪽에 세워진 국가 크리스마스 트리에 점화한 뒤 인삿말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소말리아·사우디 등 종교 이유로… 中도 ‘성탄절 반대’ 분위기

[천지일보=이솜 기자] 성탄절을 맞아 한국·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는 성탄(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거나 관련 행사를 갖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선 종교·사상적 이유로 성탄절 행사를 금지하거나 반대하는 풍조도 잇따르고 있다.

‘성탄’은 ‘성스러운 탄생’을 의미하고,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 미사(예배)’의 어원을 가져 기독교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25일 성탄절을 맞아 국내에서는 명동성당을 비롯해 기독교계에서는 성탄 축하 미사·예배를 갖고 관련 축하 행사를 진행하고 성탄을 축하하는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명동성당에서는 염수정 추기경이 “소외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과 북녘의 동포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총이 내리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다시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달 내내 기회가 될 때마다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종교적인 성격이 강한 ‘메리 크리스마스(즐거운 성탄)’ 대신 중립적인 표현인 ‘해피 홀리데이(행복한 공휴일)’를 써야 한다는 정치적 논쟁에 반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리스마스, 이슬람 관련 없어… 테러범 공격 빌미” 주장

반면 성탄절을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국가들도 있다. 미국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소말리아 등 이슬람 국가와 북한과 중국 등은 성탄절을 금지하거나 반대하고 있다. 성탄절 축하 행사를 가지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아프리카의 주요 무슬림 국가인 소말리아는 이미 수년 전부터 크리스마스와 새해 축하를 법으로 금지시켰다. 이에 소말리아는 매년 크리스마스 축하가 불법이라고 공식 발표한다.

이는 크리스마스가 이슬람 원리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소말리아 정부는 크리스마스 파티가 테러범들에게 공격의 빌미가 된다고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도 크리스마스 축하를 금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교 수니파 종주국으로서 종교적인 이유로 금지한 것. 또 무슬림 국가이면서 과거 공산주의 국가였던 타지키스탄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거나 관련 선물을 주거나 축제 등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브루나이에서도 무슬림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할 경우 5년간 교도소에 수감될 수 있다고 해당 정부는 경고하고 있다.

◆北 “성탄 트리, 심리전”… 中 “서양 문화 침투 반대”

북한은 기독교인을 탄압하는 등 인권 탄압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반(反) 기독교 정책을 펴며 ‘성탄 트리’를 심리전 도구로 규정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분별한 대결의 상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성탄절은 서방문화의 침투’라며 이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중국 문화예술 정보 사이트 더우반(豆瓣)은 “최근 선양(瀋陽) 약과대학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위원회가 성탄절 등 서양 종교와 관련된 활동 참가를 금지했다”고 알렸다.

통지문에선 “성탄절 행사 등 서양 문화와 관련된 기업들의 광고 조작과 인터넷 여론 영향으로 젊은이들이 맹목적으로 서방 명절을 따른다”며 “문화적 자신감을 갖고 서양 종교문화의 침투를 막기 위해 모든 서방 종교 명절 관련 행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해졌다.

공청단 선양약과대학 위원회의 성탄절 금지령 (출처: 웨이보)
공청단 선양약과대학 위원회의 성탄절 금지령 (출처: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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