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성탄절을 앞두고 로마에 이어 세르비아에서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환영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23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발칸 반도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는 번화가에 18m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됐지만 시민들의 눈초리는 추운 겨울처럼 차갑다.

이 트리는 플라스틱 인공나무로 만들어져 평범한 외관을 가졌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싼 크리스마스 트리 중 하나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세르비아 반(反)부패 웹사이트는 이 트리의 가격이 뉴욕 록펠러센터 외부에 세워진 트리의 약 4배인 8만 3000유로(약 1억 600만원)에 해당한다고 폭로했다.

이에 세르비아 시민들은 “세르비아 시의 예산을 낭비하고 시가 부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비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외신은 또한 시민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도 ‘베오그라드 시는 쓰레기처럼 보이는 크리스마스트리에 8만 유로나 쏟아부었다’ 등의 글을 올리며 성토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항의가 계속되자 시니사 말리 베오그라드 시장은 “크리스마스 트리의 가격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나도 놀랐다”며 진화에 나섰다.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한 현지 시민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이날 EPA 등 외신에 따르면 로마 베네치아 광장에는 4만 8000유로(약 6200만원)를 들여 설치한 21m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솔잎이 떨어진 앙상한 모습으로 변해 “변기 솔 같다”는 등의 조롱을 로마 시민들이 쏟아냈다.

로마 시민들은 “쓰레기 수거, 대중교통 등에서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는 로마의 현재 상황을 대변하는 상징물”이라며 비난했다.

지난해 12월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 (출처: 뉴시스)
지난해 12월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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