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인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출처: 뉴시스)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인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올해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구촌의 다수 분쟁지에서 일시적으로나마 무기를 내려놓는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크리스마스 축제를 노리는 테러 공포가 확산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남수단·필리핀 등 정전 선언

올해 6월 유엔인권위원회가 마련한 남수단 벤티우 부근의 새 수용소 앞에서 입소를 기다리는 남수단 피난민들.  남수단에서는 2013년말 이후 무려 30만명이 내전으로 숨졌으며 아직도 20여만명이 피난민 수용소에서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올해 6월 유엔인권위원회가 마련한 남수단 벤티우 부근의 새 수용소 앞에서 입소를 기다리는 남수단 피난민들. 남수단에서는 2013년말 이후 무려 30만명이 내전으로 숨졌으며 아직도 20여만명이 피난민 수용소에서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구촌에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정전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3년 넘게 내전 중인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23일(현지시간)부터 교전을 멈추기로 했다.

로이터·신화통신·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들로 구성된 3자 연락 그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 일부 지역 대표들과 이같이 합의했다.

내전 5년째로 접어드는 남수단 정부군과 반군도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전부터 정전을 이행하기로 했다. 내전 당사자들은 전쟁으로 피해를 본 지역에 구호의 손길이 닿게 하자고 합의했다.

지난 21일 정전합의 서명식에 참석한 워키네 게베예후 에티오피아 외교장관은 “성탄과 새해를 축하하려는 남수단 국민을 위한 선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데르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24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열흘간 공산 반군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축제 노린다… 세계 곳곳에서 테러 공포 확산

크리스마스 시장을 겨냥한 독일 베를린 트럭테러가 19일(현지시간) 1주기를 맞았다. 지난해 12월19일 오전 8시께 발생한 테러로 12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다쳤다. (출처: 뉴시스)
크리스마스 시장을 겨냥한 독일 베를린 트럭테러가 19일(현지시간) 1주기를 맞았다. 지난해 12월19일 오전 8시께 발생한 테러로 12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다쳤다. (출처: 뉴시스)

한편에서는 광장 등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크리스마스 축제를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테러 공포를 겪고 있다.

얼마 전 호주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19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벌어진 데 이어 미국에서 테러를 모의한 피의자가 붙잡힌 데다가 독일에서는 폭발물로 의심되는 상자도 발견됐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19t 트럭이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돌진해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한 악몽이 있는 독일은 성탄절을 앞두고 또 있을지 모를 공격에 바짝 긴장한 상태다.

이달 초에도 베를린에서 가까운 포츠담의 크리스마스 시장 인근 약국으로 판매 금지된 강력한 폭죽과 못 100여개, 미확인 분말 가루가 들어 있는 소포가 배달돼 혼비백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인 피어 39에서 테러 공격을 기도한 혐의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를 추종하는 전직 해병대원이 22일에 체포되기도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이슬람교도가 발끈한 중동은 초긴장 상태다.

이슬람교도가 압도적인 중동 등에서 박해 받고 있는 기독교도들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더 큰 위협에 직면했다.

지난해 12월 수도 카이로의 콥트 교회에서 25명 이상이 숨진 폭발사건이 발생한 이집트는 내년 1월 7일 콥트교의 크리스마스 축하행사를 앞두고 경찰이 교회 주변 거리를 수시로 순찰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인정한데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청년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휘두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0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인정한데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팔레스타인 청년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휘두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한편 이번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규탄하는 시위에서는 또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23일 가자지구 보건당국의 아시라프 알꾸드라 대변인이 밝혔다. 시위 중 총상을 입은 팔레스타인 시위대 샤라프 샬라시(28)가 병원에서 치료 중 숨졌으며 약 5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예루살렘 선언 규탄 시위로 지금껏 11명이 숨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