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소에서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양경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소에서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부검 1차소견 발표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육안 관찰 소견만으로는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며 “조직 현미경 검사 등 각종 검사 결과를 종합해야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1차 소견을 내놨다.

국과수는 18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이봉우 중앙법의학센터장 등 법의관 5명을 투입해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국과수는 이날 오전 8시 30분경부터 부검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부검에 앞서 유족을 면담해 요청사항을 듣고 의무기록과 내부 회의 등으로 시간이 지연돼 오후 12시 20분쯤부터 부검을 진행했다. 이후 부검이 끝난 뒤 7시경에 브리핑을 열었다.

국과수는 “육안 관찰 소견만으로는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면서 “신생아는 조직 현미경 검사 및 각종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야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국과수는 사망한 환아 4명 모두 완전 정맥영양 치료 중이었고 1명만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과수 발표에 따르면 법의관들은 이날 숨진 환아들의 장기를 육안으로 검사한 뒤 감염질환 가능성 점검과 조직현미경 검사를 위해 소·대장 내용물, 흉강체액 등 여러 종류의 인체 검사물을 채취했다. 채취한 검체는 질병관리본부로 보낼 예정이다.

국과수는 부검에서 채취한 검사물과 현장 역학조사 검체들에 대한 질본의 분석 결과를 종합하고,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수거된 약품 감정과 오염 여부 검사와 함께 인체조직에 대한 현미경 검사도 시행할 계획이다.

국과수는 “모든 아기에게서 소·대장의 가스팽창 소견이 육안으로 관찰된다”면서도 “장염 등의 정밀한 진단은 조직현미경 검사, 검사물에 대한 정밀감정을 추가로 진행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경무 서울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은 “장에 가스가 차는 경우는 아이들이 저산소증에 빠져 산소 공급이 안 되거나 미숙아가 우유를 제대로 먹지 못해 장내 세균 수 변화가 있는 경우 등 매우 다양하다”며 “장 팽창 자체만으로 특정 질환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환아들이 짧은 시간 동안 연이어 사망한 원인을 특정 감염균으로 규정하는 시각에는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양 과장은 “감염은 함께 될 수 있지만 사람마다 면역 상태나 몸 상태가 달라 동시 사망 원인을 감염균으로 보는 것은 의료인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무기록 등을 살펴 가면서 감염체 외에 아이들의 수액 세트, 투약한 약물 등을 분석하고 검사하는 단계적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약물 과다투여 등에 의한 사망 확률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든 병원에서 쓰는 약물은 그런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해서 조사하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과수는 현장에서 수거된 수액과 주사기 세트를 정밀 감정해 투약과 관련한 병원 측 과실이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또 국과수는 질본, 수사기관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현장 재조사 등을 포함해 철저히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1개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과수가 워낙 신중을 기하고 있어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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