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지난주 목요일 결국 한중 정상회담이 세 번째 열렸다. 금년 안에 중국을 방문하고자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희망사항이 이루어진 것이다. 중국은 선제적으로 문 대통령 방중을 강력하게 요청하지 않은 듯하다. ‘너희들이 오겠다니 막을 일은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니 결국 한중 세 번째 만남은 말이 국빈 방문이었지, 다시 한번 중국의 민낯을 보고, 적지 않은 국민들이 국빈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실망을 했다.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와 목전에 닥쳐온 평창올림픽에 있어 중국의 협조를 받아야만 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국이 대통령께서 빨리 꼭 방중 해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벌써 두 번씩이나 정상 간 만났고 중국이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국가이기에 중국 쪽도 필요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뒤 상하를 신중을 거듭해 살핀 후 중국을 대해야 하는데 국빈으로 방중 한다는 미명하에, 초청에 말려 들어가 결국 문 대통령 홀대 논란까지 야기하고 있다. 

공항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차관보가 나왔다. 필리핀 대통령 방중 시에는 장관이 나왔다. 인구 90만 지브티 대통령 방중 시에도 외교 장관이 나왔다. 한국 역대 대통령 방중 때 차관급이 나왔다. 트럼프 방중에는 부총리가 나왔다. 지난 14일 정상회담 전까지 세끼를 대통령이 수행원과 밥을 먹었다. 심지어 국빈으로 가서 혼밥 세끼였다는 말까지 나온다. 기자단도 수행원의 일원인데 한국기자 두 명이 중국 경호원에게 폭행을 당했다. 폭행 사건에 대해서 중국 외교부의 초보적 반응은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지켜본다는 반응이다. 원래 중국의 접대문화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그 융숭함과 넘칠 대로 넘치는 풍부함은 타국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 새 대통령의 방중은 누가 봐도 그동안 중국이 보여 왔던 상례를 완전히 벗어나 있는 것이다. 중국에게 3대 무역국이기도 한 한국에 대해, 이것이 중국 측 국빈대우라면 생각해 볼 면이 다분히 있다.

표면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은 정상 간의 관계회복을 통해서 북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하자는 그동안 얘기의 연장선과 경제 교류의 활성화이다. 그리고 평창올림픽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지만 확답을 하지 않았다. 중국 측 반응을 보기위해 CCTV를 열심히 보았다. 특히 중국 전문가들이 나와서 앵커와 의견을 주고받는 진르관주(今日關注: FOCUS TODAY)다. 전문가 출연 토론의 대표적 인기 프로그램이다. 300명의 대표단을 대동한 상호신뢰회복의 여행이라고 반복해서 자막을 내보냈다. 그들이 명명하고 반복해서 말하는 3불1한 원칙은 변함없다는 입장을 시 주석이 재확인했다고 토론자는 얘기한다.

한국에서는 말도 꺼내지 않는 1한이 추가돼 있다. 현재 배치한 사드 기능을 제한하라는 1한이 추가돼 있다. 한국언론 보도와는 다르다. 중국 국내용이라고 보이지만 씁쓸하다. 시 주석이 얘기했다는 말을 한다. “중한관계가 후퇴하지 않고 좋게 미래를 위해 가기 위해서는 사드문제를 어떻게 처리 할 것인가가 기준점이 된다”고. 또한 빼놓지 않고 얘기하는 것이 있다. 성실로 상호 대하고 상호이익과 함께 승리하자는 공자 같은 얘기를 한다. 물론 쌍중단 쌍꿰병행 말도 나왔다. 중국도 사드 문제는 짚고 넘어 가겠지만 앞으로를 위해서 한국과 계속 불편한 관계를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인식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한국도 차제에 중국의 본모습을 수교 25년 만에 보았다. 23년은 그런대로 좋았다. 조그마한 약점만 보이면 무자비하고 무원칙하며 폭력적으로 나오는 중국의 민낯을 보았다. 그렇다고 두려워 할 필요는 전혀 없다. 더욱 의연하고 당당하고 원칙적인 모습을 중국에 보여야 한다. 중국에 대한 자존심 상하는 감정이 앞서지만 더욱 중국에 끌려가면 안 된다. 사드가 현재까지는 과학적으로 입증됐지만 중국에 전략적 피해를 주지 않는다. 10월 31일 합의대로 더 이상 사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도록 오히려 강력히 중국 측에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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