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황시연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으로 지난 7일 진행된 ‘2018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연수’에서 취재진들에게 김유겸 서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가 유소년들로 해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천지일보=황시연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으로 지난 7일 진행된 ‘2018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연수’에서 취재진들에게 김유겸 서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가 유소년들로 해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뭘 홍보하는지 모르겠다… 1년 전부터 했어야”
조직위, 평화벽 만들어 ‘평화올림픽’에 초점

[천지일보=황시연 기자] “얼마 전, 2018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인형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 인형을 아이에게 줬더니 아이가 인형의 이름을 궁금해 했죠. 저는 그때서야 인형의 이름을 찾고 알게 됐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으로 지난 7일 진행된 ‘2018평창동계올림픽 현장연수’에서 김유겸 서울대 체육학과 교수는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평창동계올림픽의 홍보 부실을 이같이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올림픽 대회 시작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 대회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유소년들의 스토리를 담은 홍보, 런던올림픽을 모델로 한 홍보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의 의견과 같은 맥락에서 학계에서는 올림픽을 준비하며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바로 올림픽을 홍보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교수는 “평창동계올림픽은 구체적인 스토리가 없이 포괄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올림픽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일부 기성세대를 공략하기 보다는 대회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유소년들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통한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런던올림픽도 개막 2달 전까지는 부정적인 이슈들로 가득 찬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그럼에도 런던올림픽은 유명인들로만 성화 봉송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올림픽’ ‘다 함께 참여하는 올림픽’이라는 주제로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런던올림픽에 대해 “각 지역의 지자체에서 시민들을 선발해 참여를 유발했고 올림픽 붐을 일으켰다”면서 “(런던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점이 많아 우리나라도 충분히 홍보를 잘하면 얼마든지 지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평양과 평창을 헷갈려 ‘평양’에 간 외국인이 있을 정도로 스토리는 고사하고 ‘평창’이라는 이름마저 제대로 홍보가 안 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홍보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았다. 그는 “1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평창올림픽을 홍보했어야 했다”면서 “내용면에서도 일회성 이벤트와 경기에만 집중돼(치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창올림픽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벤트나 행사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지역사회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입장권은 지난 7일 기준으로 54% 팔린 상황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메인 화면에 입장권을 구매 할 수 있는 문구들로 즐비하다. (출처: 평창동계올림픽 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평창동계올림픽 입장권은 지난 7일 기준으로 54% 팔린 상황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메인 화면에 입장권을 구매 할 수 있는 문구들로 즐비하다. (출처: 평창동계올림픽 홈페이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7

◆뒤늦게 ‘평화 올림픽’ 홍보 나서

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전략 부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조직위는 북핵과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전쟁 위기 속에 치러지는 만큼 ‘평화 올림픽’을 홍보 아이콘으로 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한 만큼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전 세계의 이목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파이낸셜타임스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자’고 요청했다며 워싱턴 소식통의 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한국의 군사훈련을 연기하자는 요청은 올림픽 기간 동안 북한의 도발을 최소화하고, 향후 통일 등을 위한 대화 창구를 만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유엔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내년 2월에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로 일제히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휴전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발 맞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평화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평화’에 초점을 맞춘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용식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회조정관은 “남은 기간 동안 모든 역량을 쏟아내 홍보할 것”이라며 “내년 1월에 선수촌 인근에 휴전 벽을 설치해 평화 메시지를 적을 수 있도록 해 평화의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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