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 기자]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30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30

 

수출 힘입어 경기회복 본궤도
외국 자본유출 가능성 차단
“추가 금리인상은 신중히 판단”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음 통화정책 방향 결정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에서 1.50%로 0.25%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부진한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저금리로 돈을 풀던 ‘유동성 잔치’를 끝내고 본격적인 ‘긴축의 시대’가 시작됨을 알리는 셈이다.

30일 한국은행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17개월간의 최저금리 시대를 끝내고 전격 인상했다. 지난 2011년 5월 이후 6년 5개월 만의 첫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 기간 동안 한은은 2012년 7월 3.25%였던 기준금리를 0.25%p 내린 것을 시작으로 5년여 동안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0%p 인하했다.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세가 본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반대로 1419조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어 ‘양날의 칼’과도 같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전반적으로는 경기회복 본격화와 미국 등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 차단, 부동산값 급등 등 장기 저금리 부작용 억제 등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계속해서 반도체의 강세에 힘입어 수출 급증으로 예상을 뛰어 넘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속보치)를 기록했고 10월 이후에도 수출 증가세는 견조하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해 올해 3.2%와 내년 3.0%로 동일하게 전망하기도 했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 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앞으로 국내 경제의 성장흐름은 소비, 설비투자 등 내수가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글로벌 경기회복세 확대, 대중 교역여건 개선 등으로 호조를 지속하면서 전망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둔화되는 등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어 “금융시장은 장기시장 금리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로 상승했으나 주가는 기업실적 개선으로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면서 “주택가격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대됐으나 전반적으로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각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한은도 내년 1~2회 정도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가 낮을 경우 외국 자본의 이탈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우리 금리 결정을 짓는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원화 강세를 부추겨 수출 위축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내외 금리 차 확대를 통해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환율이라는 것이 국내외 경제 상황, 인플레이션 기대, 투자자의 리스크에 대한 태도에 의해서 훨씬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아직은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아울러 이 총재는 “환율은 기본적으로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해서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돼야 하고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시장 안정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상 배경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30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상 배경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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