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권오을 최고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당대표 후보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탈당파, 8일 탈당-9일 입당
한국 116석… 바른 11석
중도통합 활로 모색 가능성
洪-친박 갈등 진흙탕 싸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정계개편을 앞둔 여의도 정국이 폭풍전야에 든 형국이다. 자유한국당의 인적청산을 둘러싼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바른정당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다.

지난 6일 탈당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던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은 8일 탈당계를 정식 제출한 뒤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탈당을 예고한 김무성 주호영 김용태 김영우 강길부 정양석 이종구 홍철호 황영철 의원이 모두 탈당을 결행할 경우 총 9명이 당을 나가게 된다.

한국당은 116석으로 몸집을 불리게 되지만, 바른정당은 11석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면서 원내 영향력도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 종전처럼 보수야당으로서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정당에 지급하는 국고보조금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당으로서 재정적인 면에서나 존재감 측면에서도 큰 악재를 만난 꼴이다.

현재 제1야당 지위에 있는 한국당은 힘을 더욱 키우게 됐다. 121석인 더불어민주당과 불과 5석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야당으로서의 입지가 더 강화되는 셈이다. 바른정당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경우 원내 1당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민주당으로 하여금 국민의당과 연대를 모색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군소정당으로 전락하는 바른정당은 생존 자체가 당면 과제로 직면했다. 국민의당과 중도통합으로 활로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정계개편이 한국당에 ‘꽃길’만 되는 것은 아니다. 당내 인적청산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가시밭길’을 걷는 모양새다. 친박 세력을 중심으로 홍준표 대표의 인적청산 드라이브에 반발하면서 법적 공방 등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종길 중앙위원 외 당원 151명은 6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치를 취소하고, 홍준표 대표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잔박’ 주모자들은 뒤에 숨고 이름 없는 사람들을 내세워 당을 내분으로 몰고 가기 위해 79년 YS 사건을 재연하려고 하고 있으나, 이것은 앞으로 79년 신민당 원조 사꾸라들처럼 잔박들의 정치 생명만 단축하는 결과가 될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국민들이 잔박들보다 더 똑똑한 세상”이라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 어록을 언급하면서 “혁신의 길은 멀고 험난하지만, 이를 성공해야만 자유한국당이 산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출당 조치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내 인적청산을 둘러싼 갈등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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