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 운영방식에 공개 불만
정우택 “일방 강행처리 지양해야”
김태흠 “독단적 제명결정 원천무효”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시킨 한국당이 제명 절차의 정당성을 둘러싼 깊은 내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제명 처분 이후 6일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홍준표 대표의 제명 결정 방식에 대한 불만과 성토가 공개적으로 쏟아졌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 제명 결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한 뒤 홍 대표의 의사 결정 과정을 도마에 올렸다. 

그는 “당 대표께서 당을 운영하면서 숙고 끝에 (박 전 대통령 제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말씀은 하셨지만, 그래도 우리가 집단적 지혜와 총의를 모아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위 일방적 강행처리, 이런 표현은 이제 우리 당에서 지양해야 될 운영 방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박 전 대통령 징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최고위에서 최고위원들의 합의가 아닌 홍 대표 직권으로 제명 여부를 결정한 것을 문제 삼은 발언이다. 

‘탈당 권유’ 징계와 관련한 윤리위원회 규정 제21조 3항에 대해서도 홍 대표와 다른 해석을 내놨다. 징계 대상자가 징계 통보일로부터 열흘 이내에 탈당신고서를 내지 않을 경우 위원회의 별도 의결 없이 제명 처분된다는 조항에 대해 “여기서 말하는 위원회는 윤리위원회”라고 했다. 

앞서 강효상 대변인은 지난 3일 박 전 대통령 제명 관련 브리핑 당시 3항의 위원회를 윤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제명 징계 처분의 주체가 당 대표라는 홍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것은 다시 최고위의 의결을 거쳐야 된다. 제명은 징계처분을 거쳐야 된다는 이견이 있었다”며 “이것이 조금 더 조정이 되고, 총의가 같이 좀 모아졌으면 좋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을 향해서도 “(기자들에게) 백브리핑하실 때 공정하고, 사실대로 해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 드리고 지켜보겠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박 전 대통령 제명 관련 브리핑 과정에서 최고위에서의 이견 등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제명 논의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반대 목소리를 냈던 김태흠 최고위원은 “지난 3일 홍준표 대표가 독단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을 결정한 것은 원천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고위원들이 홍 대표에게 결정을 위임한 적도 없고 홍 대표가 직권으로 제명을 결정할 권한은 당헌당규 어디에도 일절 없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홍 대표가 결정하는 방식이라면 서청원·최경환 의원도 의총 승인 없이 당 대표가 직권으로 제명시킬 수 있다는 그런 논리”라며 “더구나 바른정당과의 통합도 아니고 고작 당을 등지고 나갔던 의원 몇명을 영입하고자 이런 견강부회식 당 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공개 석상에서 당 내홍이 분출되자 이재영 최고위원은 “야당이 시끄러운 건 좋지만, 공개 발언에서 서로 간에 당이 깨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선 분명히 반대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도 출당 조치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내 인적청산을 둘러싼 갈등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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