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를 열고 환영 행사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집단 탈당에 희비 갈린 보수野
한국당 116석, 원내 1당 위협
복당파 “좌파 폭주 저지할 것”
바른정당, 중도통합 활로 모색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9일 보수야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바른정당 탈당파 8명을 흡수한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된 반면 반토막이 난 바른정당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날 한국당은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했다. 전날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 8명이 들어왔다. 의석이 종전 107석에서 115석으로 늘었다. 며칠 있으면 1명이 더 들어온다. 총 116석이 된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121석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바른정당 탈당파에서 한국당 복당파로 신분이 바뀐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무성 김용태 김영우 강길부 정양석 이종구 홍철호 황영철 의원이다. 탈당 의사를 밝혔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전당대회일인 13일 이후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은 대여 공동전선으로 의기투합했다. 과거 문제는 덮기로 했다. 홍준표 대표는 “좌파 정부가 폭주 기관차를 몰고 가는 데 대해 우리가 공동 전선을 펴서 저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복당파의 리더 격인 김무성 의원은 “서로 생각 차이나 과거 허물을 따지기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중하다”며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요청을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였다”고 화답했다.

▲ 바른정당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국회의원·당대표 후보 연석회의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바른정당은 ‘초상집’이 됐다.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면서 원내 영향력도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 종전처럼 보수야당으로서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정당에 지급하는 국고보조금도 크게 줄어든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당으로서 재정적인 면에서나 존재감 측면에서도 큰 악재를 만난 꼴이다.

당 지도부도 침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당대표 후보 연석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당 대표 후보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 주 권한대행 대신 연석회의를 주재한 권오을 최고위원은 앞서 경선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던 정운천, 박인숙 의원이 사퇴를 철회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이로써 바른정당 탈당 사태로 조금은 혼란스럽던 당내 분위기가 안정돼 간다”고 했다.

권 최고위원은 언론에도 당부했다. 추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 때문이다. 그는 “기사 쓰실 때 바른정당 11명이 똘똘 뭉쳐 새로운 개혁보수의 길을 간다고 써주셨으면 한다”며 “도와주셔도 시원찮은데, 자꾸 흔드는 기사가 나니까 보는 제가 곤욕스럽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중도보수통합 추진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까지 통합 추진의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다. 새 지도부가 이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유승민 의원 등의 기존 자강론에서 한발 물러선 행보로 비친다. 물론 이들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에선 호남계 지역구 의원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홍 대표는 “이제 문을 닫고 내부 화합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바른정당의 앞날에 긴 ‘험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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