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 최대 종파인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설정스님(75, 오른쪽)이 당선됐다.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실시된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설정스님은 선거인단 319명(유효 316표, 무효 3표) 가운데 과반을 훌쩍 넘긴 234표를 얻어, 경쟁자인 수불스님(82표)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종단 화합과 불교 신뢰 회복 급선무
비방·폭로·고소 등 선거 후유증 불가피

[천지일보=박준성·이지솔 기자] 한국불교 최대 종파인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설정스님(75)이 당선됐다.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실시된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설정스님은 선거인단 319명 가운데 과반을 훌쩍 넘긴 234표를 얻어, 경쟁자인 수불스님(82표)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설정스님은 당선 소감에서 “불교다운 불교, 존경받는 불교, 신심 나는 불교를 만들어야 한다”며 “뜻과 지혜를 모은다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종도들과 도반이 돼 함께 걷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불제자로서 원융무애의 화합으로 새로운 한국불교를 열어 나가기를 발원한다”고 밝혔다.

신임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수덕사에서 출가 후 해인사·봉암사·상원사 등에서 정통 수행자의 길을 걸어왔다.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입법부의 수장인 중앙종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2009년 8월 덕숭총림 제4대 방장으로 추대됐으며, 2011년 대종사 법계 품수에 이어 올해 4월에는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선출됐다. 설정스님은 한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선승으로 인정받고 있다.

◆선거 과정서 불거진 추문 “깔끔하게 소명하겠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당선인 기자회견을 가진 설명스님은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추문(은처자·재산 의혹) 등과 관련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지 깔끔하게 소명하겠다”며 “그것이 소명되지 않고서는 종단의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설정스님은 자신에게 숨겨둔 딸이 있다고 보도한 교계 언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설정스님은 오는 18일 열리는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에서 총무원장 인준을 받아 현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임기를 마치는 31일부터 임기 4년의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 당선 소감 전하는 설정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새 총무원장이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하다. 우선 당면 과제는 종단 화합이다.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를 겨냥한 폭로전과 소송이 잇따르면서 갈등의 골이 깊이 팬 상황이다. 그 중심에 선 설정스님의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민과 불자들이 바라보는 조계종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 10년 사이 불자 인구가 300만명이 감소했다. 출가하는 예비 승려들도 줄어드는 추세라 심각한 문제다. 종단 안팎에서 요구하는 적폐청산의 목소리를 어떻게 종단 행정에 반영할지에 대한 논의도 차기 집행부의 몫이다.

설정스님이 안으로 종단 화합을 이끌고, 밖으로 불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스님(75, 오른쪽)이 자승스님과 악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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