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검은색 성모상을 든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연합뉴스)

‘검은 성모상 발견 300주년’ 영상 메시지 전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브라질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부패와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상파울루시 북동쪽에 자리한 아파레시다 대성당에서 열린 ‘검은 성모상 발견 300주년’ 기념 미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오늘날 브라질은 희망과 신앙이 가득한 남녀를 필요로 한다. 절망이 우리를 낙담하게 할수록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경건함과 나눔을 통한 사랑이 이기주의와 부패보다 훨씬 더 강하고 빛날 것이라는 사실을 증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사법 당국은 지난 2014년 3월부터 ‘라바 자투’ 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방검찰은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장비 및 건설 관련 계약 수주의 대가로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라바 자투’ 작전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정·재계 유력 인사들이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연방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부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를 향한 브라질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시사주간지 ‘에자미’도 유엔 관료의 말을 인용해 브라질 사회에 만연한 부패 관행을 질타했다. 언론에 따르면 제이드 빈 라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지난달 중순 “브라질 사회에 부패가 만연해 있다.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아파레시다 대성당은 중남미를 대표하는 가톨릭 성지로, 이곳의 상징물인 ‘검은색 성모상’으로도 유명하다. 대성당 넓이가 7만 2000㎡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가톨릭교회이며, 4만명이 한꺼번에 미사를 드릴 수 있다.

높이 40㎝, 무게 4㎏의 검은 성모상은 아파레시다 대성당에서 가까운 파라이바 두 술 강에서 1717년 10월 어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유럽에서 만든 이 성모상이 발견된 후 이를 기념해 1745년 최초로 작은 성당이 세워졌다. 이후 순례객들이 늘어나면서 1888년에 대성당이 건설됐다. 현재의 아파레시다 대성당은 지난 1946년 공사를 시작해 10년 만인 1955년 완공됐다. 지금은 한 해 1200만명의 순례자와 관광객이 찾는 남미의 대표적 성지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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