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통합파 vs 자강파, 통추위 문제로 갈등 분출
양측 입장 고수… 최악의 경우 분당 사태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바른정당의 진로를 둘러싼 내홍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오는 11월 13일 전당대회를 치를 예정인 바른정당은 지방선거에서 독자 생존해야 한다는 ‘자강파’와 자유한국당 등과의 ‘보수대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통합파’의 대립으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양측이 전당대회 시행에 합의하면서 갈등이 수면 아래 가라앉는 듯했지만, 통합파 의원들이 주도하는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 문제가 갈등을 재점화시킨 형국이다. 

통합파와 자강파의 갈등은 29일 의원총회에서 그대로 노출됐다. 의총은 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중진의원들이 지난 27일 만찬 회동에서 합의한 통추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회의는 자강파 의원들이 통합파를 성토하는 분위기로 흐른 것으로 알려졌다. 

통추위 구성 문제는 바른정당과 한국당 간 보수우파 대통합 논의가 양당의 통합론자를 중심으로 무르익는 가운데 등장해 양당 간 통합 논의의 물꼬가 트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었다. 

그러나 자강파 의원들은 통추위 구성 합의가 양당의 공식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개인 의견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예정대로 전당대회를 치러 새 지도부를 뽑는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통추위 구성 문제와 관련해 “당을 대표하거나 당의 뜻이 반영된 것이 아니고 개인 자격이었다는 확인이 있었다”고 전했다. 

의총 자체도 바른정당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체 의원 20명 중 12명만이 참석했고, 그나마 자강파 의원들이 대부분이었다.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통합파 의원들은 불참했다. 통합파 중 의총에 참석했던 김영우 의원은 의총 직후 “제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통합론을 고수했다. 향후 전당대회까지 통합파와 자강파 간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바른정당 내 통합파의 움직임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통추위가 출범하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당에선 이와 맞물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에 대한 출당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최순실 비선실세 파문’과 관련해 재판 중인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이 나오는 10월 중순 이후 이들의 ‘자진탈당 권고’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한국당 내 친박 청산 문제는 바른정당에 통합을 요구하는 명분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당 진로를 둘러싼 두 파의 대결이 격화되면 당이 아예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통합파에선 11월 전당대회 전까지 통합 문제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인 가운데 자강파에선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당 대표 출사표를 던져 자강론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양측 모두 당 진로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태도여서 최악의 경우 분당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석 밑으로 떨어지면, 원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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