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월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한다고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유승민, 당 대표 경선 출사표
이변 없으면 당선 가능성 커
대선 후보들 모두 당권 쟁취
지선 참패 시 정치생명 위기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대선후보들이 ‘난세의 영웅’을 자처하면서 속속 정치무대 전면에 복귀하고 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함에 따라 정치 판도는 지난 대선 당시 후보 구도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유 의원이 오는 11월 13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경우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당수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김무성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 지분을 양분하고 있는 유 의원은 김 의원 등 다른 유력한 후보가 나서지 않을 경우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 당시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 유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자웅을 겨뤘다. 대선 결과는 문 후보의 승리. 나머지 후보들 가운데 심 후보를 제외하고 3명이 모두 정계복귀 수순을 밟은 셈이다.

가장 먼저 당권에 도전한 이는 홍 대표다. 그는 대선 패배 뒤 미국에서 지내다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귀국, 지난 7월 3일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해 당선됐다.

안 대표는 지난 8월 27일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파문 속에 진행된 전당대회에 전격 등판해 당권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유 의원은 전임 이혜훈 전 대표가 금품수수 의혹에 중도 사퇴하는 악재와 당 진로를 두고 당내 ‘자강파’와 ‘통합파’가 대립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이 끝난 지 반년이 채 되기도 전에 심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당 전면에 등장하면서 지난 대선 때의 후보 구도가 재연되는 모양새다.

이들의 당권 복귀는 향후 대권가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들 모두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다.

대선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한 뒤 당권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아 정계에 복귀하는 방식은 과거에도 종종 있어왔다.

지난 1997년 대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대선 패배 8개월 만에 당권을 차지하면서 복귀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2012년 대선에 도전했다가 패한 뒤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당권 도전을 통해 전면에 등장했다.

이처럼 대선 패배의 활로로 당권 도전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당 대표로서 언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등 대권 주자 이미지를 국민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차기 대선에 앞서 당 장악력을 높이고 대권 잠룡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반면 지방선거 참패로 결론이 날 경우 대표직 하차에서 끝나지 않고 정치 생명도 최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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