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 네모가 로힝야족 박해 및 주요 난민 지역.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불교국가 미얀마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라카인주 북부지역 그곳에는 로힝야(Rohingya)라고 불리는 민족이 살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다. 그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박해를 받는 무국적 소수민족’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로힝야 사람들은 미얀마의 군사독재시절부터 심각한 인권침해에 노출돼 고통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박해는 그 역사가 길다. 로힝야족은 미얀마가 영국 식민 지배를 받던 1885년 방글라데시에서 유입된 이주민들의 후손으로, 당시 영국은 로힝야족을 미얀마의 중단 지배 계층으로 삼고 식민 지배를 공고화했다. 영국은 미얀마인들의 토지를 수탈한 뒤 방글라데시 노동 인력을 농사에 이용했다. 이 과정에서 불교를 믿는 미얀마인(버마족)과 로힝야족 사이에 갈등의 불씨가 커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얀마를 침공한 일본이 이슬람교도를 탄압했고, 영국은 반일감정이 있는 로힝야족 의용군을 무장시켰다. 그런데 로힝야족 의용군은 일본군과 싸우는 대신 일본군에 협조한 불교도를 학살했다.

이에 1948년 미얀마(당시 국명 버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을 시작했고,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는 로힝야족을 본격적으로 핍박했다. 이후부터 로힝야족의 고통은 심해졌다. 1978년 군부는 무슬림 반군토벌을 명분으로 내건 킹드래곤 작전으로 로힝야족 20만명을 방글라데시로 몰아냈다.

정부의 탄압을 견디지 못한 로힝야족들은 1970년대부터 방글라데시는 물론 선박을 이용해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인근 국가로의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가에서 로힝야족 난민 수용을 거부하면서 이들은 바다를 떠도는 보트피플이 돼 국제 문제로까지 대두됐다.

1982년 로힝야족은 시민권마저 빼앗겨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고 만다. 미얀마 당국은 당시 “1823년 이전부터 해당 지역에 거주하였음을 입증한 소수민족에게만 국적을 부여한다”는 내용으로 시민권법을 개정한 뒤,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또한 불교로의 개종 강요, 토지 몰수, 강제 노동, 이동 및 결혼 자유 박탈 등의 각종 탄압 조치를 가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도 미얀마 정부는 1991년 또다시 로힝야족 25만명을 몰아냈다.

지난 2012년에는 라카인 소수민족과의 충돌로 최소 로힝야족 200여명이 사망하고 10만여명이 격리되기도 했다. 유엔은 2012년 로힝야족을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의 하나로 규정했다.

로힝야족은 자신들이 7세기께 이 지역에 정착한 무슬림 상인의 후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 정부는 영국이 식민 통치를 위해 인도에서 들여온 노동 인력의 후손이라며,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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