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선거 코앞 조계종 ‘자승파-반자승파’ 대립
총무원장선거 코앞 조계종 ‘자승파-반자승파’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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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이 13일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력위조로 논란을 빚고 있는 설정스님에게 총무원장 선거 출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자승스님 “선거 엄중관리… 법위반 무겁게 적용할 것”
후보 설정스님 ‘학력위조’ 수불스님 ‘선거법’ 논란 시끌
일부 종회의원 “총무원장·지도부부터 중립의무 지켜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스님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면서, 종단 최고 행정 수반을 뽑는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시작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력위조와 특정후보를 겨냥한 괴문서가 나도는 등 잡음 또한 일고 있다.

공명선거위원단을 꾸린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종훈스님)는 예비 후보자들의 사전 선거운동과 금품살포 행위 등을 감시하는 한편 이달 초 종단기관지 불교신문을 통해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공고문을 냈다. 후보 등록 기간은 오는 18∼20일이며, 선관위는 25일 회의를 열고 등록 후보자들의 자격 심사를 한다. 공식 선거운동은 26일부터다.

지금까지 출사표를 던진 예배 후보로는 수덕사 방장인 설정스님과 안국선원장 수불스님이며, 전 봉은사 주지 원학스님은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일인 10월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불교 최대종파인 조계종의 행정 수반으로 누가 선출될지 종단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여일 남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종헌·종법에 따른 엄중 관리 등을 약속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자승스님은 최근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선거 사무를 책임지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행정에 종단 집행부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 모든 교역직과 일반직 종무원들이 엄정 중립의무를 지켜 공정선거, 깨끗한 선거를 만들어 나가겠다. 위반시 무겁게 법을 적용하겠다 ”고 다짐했다. 아울러 “종단을 향해 문제제기를 하는 분들의 일부 주장에는 사실 관계의 오인 등이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주장과 내용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종무행정의 수반으로서 사부대중에게 참회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종단 여권 스님들도 “종헌·종법 준수”

총무원장 선거가 코앞인데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어 선관위를 긴장시키고 있다. 종단 소임자들에게 공정선거를 지시한 자승스님부터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종회의원들에게서 나왔다.

중앙종회 종책모임(계파모임)인 불교광장 일부 의원들이 자승스님을 향해 중앙종회 간섭과 총무원장 선거 개입을 반발했다. 선광스님 등 불교광장 소속 8명의 스님들은 지난달 말 ‘현 종단 상황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자승) 총무원장은 종단의 대표자로서 종단의 공정하고 민주적 운영을 위해, 종헌‧종법을 준수하기 위해 중앙종회의 종책모임에 대한 관여와 개입을 해선 안 된다. 중앙종회 또한 이를 용인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투표권을 가진 중앙종회 의원들에게 압박을 가해선 안 된다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또 이들은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책임이 주어져 있는 총무원장이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특정 후보자를 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매우 우려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현 총무원장과 집행부는 종헌·종법에 따라 선거에 대한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 총무원장이 사실상 이끄는 최대 계파모임 불교광장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예비후보 설정스님은 학력위조로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설정스님은 “그동안 저의 학력과 관련된 문제를 철저하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허물이며 잘못이다. 이유 여하를 떠나 수행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허위학력을 인정했다. 스님은 이 자리에서 서울대학교 원예학과 졸업이 아닌 서울대학교 부설 한국방송통신대학 농학과에 입학해 1976년 졸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단자정센터와 바른불교재가모임 등 불교시민단체들은 13일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설정스님 학력문제 해명과 총무원장 선거 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했다. 불교시민단체들은 “‘학력위조가 아닌 와전’이라는 설정스님 측의 주장은 말이 안 되며, 서울대 학력은 고의적 위조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기죄 등의 법적조치에 나설 계획임을 밝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는 “학력위조가 분명한데도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도덕기준을 흔드는 행위”라며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망어죄를 중요한 계율로 지키는 불가(佛家)에서 스님이 학력위조로 대중의 공양과 이익을 누렸다면 이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출마 철회를 촉구했다.

◆반자승파 승가·재가단체 “공명선거” 촉구

반자승파로 알려진 안국선원장 수불스님도 13일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의사를 전했다. 수불스님은 오는 18일 후보등록 후 오전 11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수불스님 측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사용하기 위해 신청을 했다”며 “현재 조계종 총무원 쪽의 대관심의를 기다리고 있어 확정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수불스님도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휘말려 잡음이 일고 있다. 스님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일부에선 수불스님의 ‘대중공양’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종단 선거법에는 ‘각 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자는 해당 선거일 기준 1년 이내 일체 금전·물품·여비·향응 등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어떠한 명목으로도 제공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수불스님이 후보 등록을 마치면 선관위가 이 부분을 두고 집중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반자승파 유력 후보로 꼽히는 수불스님이 후보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13일 발족한 ‘미래를 여는 승가연대’ 또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달 불교광장 회장직에서 물러난 종삼스님을 중심으로 중앙종회 일부 의원들로 구성됐다. 승가연대가 반자승파 주축 세력의 역할을 할 전망이다.

승가연대는 자승스님의 담화문에 대해 “종단 지도부가 선거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특정인을 지지하기 위한 일련의 모임을 주도하는 모습은 종도들로 하여금 공명선거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종단 지도부를 향해 “중립내각을 신속하게 구성해 총무원장 선거가 종헌·종법에 의해 공명정대하게 치러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권 종책모임 불교광장과 야권 종책모임 무량회·무차회 등 종단 계파들이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수차례 모임을 갖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다음 주 초 예비후보자들이 등록을 마치면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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