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천지일보=서영은 기자] 제63회 칸 국제영화제가 지난 2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칸 영화제가 다른 해 보다 더욱 주목받았던 이유는 한국영화의 무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영화 <시>와 <하녀>가 15개국 17편의 영화와 공식 경쟁부문에서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두 영화는 공식 상영 이후 외신들의 뜨거운 호평 속에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됐으나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시>의 이창동 감독이 각본상을 수상해 감독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창동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37)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인물로 이후 3년 만에 각본상을 수상했다. 각본상은 황금종려상과 심사위원상대상 다음인 3등에 해당하는 상이다.

감독이 선택한 여주인공 윤정희(66) 역시 탁월한 연기력으로 칸을 뒤 흔들었다. 윤정희는 프랑스 줄리엣 비노슈(46)와 여우주연상 후보로 함께 올랐지만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그를 한국 배우의 힘을 보여준 최고의 여배우라고 높이 평가했다.

임상수(48) 감독의 <하녀>는 비록 수상하지 모했으나 전도연과 이정재(37), 윤여정(63)의 절묘한 연기호흡으로 현지에서의 끊임없는 호평을 받았다.

영화 <하하하>로 칸의 6번째 초청을 받은 홍상수(50) 감독은 폐막식 전날 이뤄진 비경쟁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해 한국영화의 저력을 발휘했다. 1984년 처음으로 한국영화가 칸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에 초청된 이후 26년 만이다.

그간 홍 감독은 1998년 <강원도의 힘>을 시작으로 <오! 수정>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으로 초청받은 바 있다.

매번 수상에 실패는 했지만 한국 영화감독 중 칸 영화제에 가장 많은 초청을 받은 감독으로 꼽힌다.

<시>와 <하녀> <하하하> 이 외에도 장철수(36)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은 공식·비공식 경쟁부문을 떠나 장편 데뷔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올랐다. 비록 수상하지 못했으나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영화가 가운데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수상한 것은 2002년 임권택(76) 감독의 <취화선>을 포함해 총 5편이다. 박찬욱(47) 감독의 <올드보이(2004)>와 <박쥐(2009)>가 칸 영화제 2위인 심사위원대상을,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이 여우주연상을 각각 받아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센터 박덕호 부장은 “현지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는 한국영화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증거”라며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제63회 칸 영화제의 주인공인 황금종려상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40) 감독의 영화 <엉클 분미>가 태국 영화사상 최초로 수상했다. 프랑스 자비에 보우아(43) 감독의 <신과 인간>은 심사위원 대상, 마하마트 살레 하룬(49) 감독의 <절규하는 남성>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수상자로는 ▲남우주연상=멕시코 <뷰티풀> 하비에르 바르뎀, 이탈리아 <우리의 인생> 엘리오 제르마노 ▲여우주연상=프랑스 <서티파이드 카피> 줄리엣 비노슈 ▲감독상=프랑스 <온 투어> 마티유 아말릭 ▲각본상=한국 <시> 이창동 ▲황금카메라상=멕시코 <아뇨 비시에스토> 마이클 로 ▲단편 황금종려상=프랑스 <바킹 아일랜드> 세르주 아베디키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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