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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생의 교단일기] ‘영양사’가 필요한 자리에 왜 ‘영양교사’를 채용할까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7.08.22 17: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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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교육정책이나 교사 임용 TO는 특정단체의 요구에 휘둘려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내년 초중등교사 임용이 대폭 축소된 배경에 ‘영양교사’란 단체가 큰 몫을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국, 영, 수 교사는 단 1명 뽑는 경북지역에서 영양교사를 30명 뽑고, 전국적으로 361명을 뽑는다는 공고가 이를 방증한다.

대부분의 학교 급식실은 영양사를 채용해 학생들의 식단을 짜고 식자재 검수 등의 업무를 맡긴다. 학교급식법에 ‘학교 급식에 관한 전문지식이 있는 직원을 둘 수 있다’는 조항을 이용 영양교사 대신 전문직인 영양사를 채용해서 활용하고 있다. 영양사는 행정실 소속으로 교육공무직에 준하여 근무한다. 교육공무직과 교사의 연봉이나 직급, 연금은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면 수업을 하지 않으며 연봉도 많고 나중에 연금까지 줘야 하는 영양교사를 채용해서 쓸 이유가 없다. 학교 급식실에 영양사가 근무해도 되는데 세금으로 연금을 보전해줘야 하는 영양교사를 채용하는 이유를 국민은 납득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교과교사의 TO를 줄여가며 영양교사를 배치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 영양교사들의 집회에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후보가 참석했다. “영양교사 정원을 늘려 달라”는 요구에 문 후보가 ‘영양교사 정원 책임지고 늘리겠다’고 방명록에 적은 게 영양교사 TO 증가 원인이다.

영양교사는 영양사로서 일정한 교직학점 또는 영양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로 선발한다. 영양교사의 업무는 ‘식단 작성, 식재료의 선정 및 검수, 위생·안전·작업관리 및 검식, 식생활 지도, 정보 제공 및 영양상담, 조리실 종사자의 지도감독 기타 학교급식에 관한 업무를 총괄한다’로 명시돼 교직학점을 이수하지 않은 영양사와 동일하다. 담임업무, 생활지도, 수업 의무가 없다. ‘교사’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학생을 가르치는 자’로 되어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업무가 포함되지 않은 직책에 영양사 대신 영양교사를 채용할 이유가 없다.

영양교사는 교무부 소속으로 교사 정원에 포함돼 학교의 교육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영양교사가 급식, 식자재검수를 핑계로 교육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 “수업보다 급식실 업무가 더 중요하고 식중독이라도 발생하면 책임질 거냐?”는 논리에 반박할 사람은 없다. 결국 영양교사가 교사의 일원으로 감당해야 할 일을 전 교사가 1/N로 나누어 더 해야 한다. 영양교사의 몫을 타 교사가 분담해야 하니 학교 교육의 질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반면 영양사는 교사 정원에 포함되지 않아 교육활동에 참여하지 않아도 다른 교사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

대선 후보들은 특정단체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영양교사가 학교현장에 많이 필요합니다. 채용규모를 늘려주세요”라고 요청하니 실상도 알아보지 않고 ‘영양교사 증원’ 약속을 했다. 대통령이 된 후 영양교사 단체에 한 약속을 지키려 교육부에 증원지시를 했을 것이다. 교육부는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영양교사와 영양사의 차이점을 설명해야 했다. “교육공무직 영양사를 채용하면 학교 급식업무에 차질이 없고 더 합리적입니다”라고 직언한 사람이 없다. 무조건 대통령의 지시를 받들려고 충성경쟁을 하다 보니 정치적으로 힘이 없는 교과교사의 TO를 줄이고 영양교사를 늘리는 무리수가 나왔다. 중등교사들이 정치적으로 세력화돼 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교과교사의 수를 우선 증원해서 교육의 질을 높인 후 수업, 담임, 생활지도를 일절 하지 않는 비교과교사인 상담·영양 교사의 TO를 증원해도 늦지 않다. 무언가 앞뒤가 바뀐 느낌이다. 선심성 정책이 낳은 비극이다.

과거 정권에 ‘이게 나라냐?’라고 분통이 터졌는데, 정작 지금 교육정책을 보면 “이게 나라냐?”라고 묻고 싶다. 노력한 사람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자기자리를 찾아 일하도록 해야 한다. 반칙과 특혜에 저항하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은 후 반칙과 특혜의 소지를 만들고 있다. 학교에 근무한다고 ‘가르칠 의무가 없는 직책’에 교사의 호칭을 붙여 채용하는 것은 반칙이고 특혜다. 국민들은 “경찰서 영양사는 영양 경찰, 병원 영양사는 영양 의사를 채용하라”며 코웃음 친다.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 영양교사로 채용했다면 반드시 수업을 하도록 관련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그들이 진정 교사이길 원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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