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SKT, KT, LGU+ 이동통신 3사가 현재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와이파이 39만 6472개 가운데 65%인 25만 7472개를 개방했다. 가장 많은 19만개의 접속장치(AP)를 보유한 KT가 절반 이상(52.9%)인 10만개를 개방했고 SK텔레콤은 13만1000개 AP 가운데 61.8%인 8만 1000개, LGU+는 7만 6472개 전체(100%)를 개방했다. KT와 SK텔레콤이 100% 전면 개방을 하지 않는 이유는 AP가 겹치는 지역이 있고, 낡은 AP에는 식별 ID와 광고 플랫폼을 추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용자들은 접속장치(AP)가 설치된 장소라면 이동통신사와 관계없이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동통신 3사는 앞으로도 개방 와이파이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용자들은 공개 와이파이가 설치된 지역에서 인터넷 접속이 필요할 때 간편한 개인 접속 절차를 거쳐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게 된다.

와이파이는 이동통신사가 자사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한 특정 통신사의 배타적인 영업 시설이자 소비자의 중요 선택 사항 가운데 하나이다. 이동통신사는 와이파이 개방으로 어디서나 무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데이터 매출이 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무료로 이용자가 급증하면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했다. 가입자당 예상 수익감소를 감내하면서 타 통신사의 고객에게까지 개방한다는 것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선 내리기 어려운 결단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당장의 수익보다는 고객의 가치와 이용 편의를 우선하는 조치를 선택했다.

와이파이 개방으로 이용자의 편의성이 제고됨은 물론 현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통신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하게 됐다. 이용자는 종합 쇼핑몰이나 극장, 공원, 도서관, 복지시설, 카페, 시장, 학교, 지하철 등 주요 상업·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때 와이파이로 데이터 이용료를 절감할 수 있다. 와이파이 업체 전문가는 “학생 등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계층에서 무료 와이파이 이용률이 높다”면서 “도서관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통한 동영상 강의 시청, 자료 수집 등 이동통신사 와이파이 개방 효과가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 와이파이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버스와 학교 등에 AP 20만개 설치라는 당초 계획을 변경해 일부 버스에 우선 구축하기로 했다. 예산과 시행 시기 등을 고려하고 이동통신사가 와이파이를 개방한 지역을 고려해서 공공 와이파이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공공 와이파이 구축률은 8.26%에 불과하다. 교육 시설을 제외한 전체 14만 8846개 공공 시설가운데 1만 2300곳에만 공공 와이파이가 설치됐다. 여전히 공공 와이파이가 필요한 지역이 많다. 이동통신사의 와이파이 개방이 공공 와이파이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보급과 이용이 늘어날수록 와이파이 개방을 통한 통신비 절감은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이용 국민들이 성숙한 사용 문화를 보여 줄 때다. ‘공짜니 무조건 먼저 쓰고 보자’라는 자세는 버려야 할 이용문화다. 개방 와이파이 지역에서 대용량의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으면 자신은 목적을 달성하더라도 누군가는 꼭 필요한 와이파이를 못 쓰게 되기 때문이다. 개방 와이파이는 모든 이용자가 누리고 이용할 권리가 있는 ‘공공 와이파이’다. 성숙한 질서와 이용 문화가 필요하다. 이동통신사가 손해를 감수하고 개방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사용자가 성숙한 이용 문화로 응해야 한다.

와이파이는 데이터 송수신량이 늘어나면 속도가 급격히 저하할 우려가 있다. 또한 접속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면 품질 저하 우려도 커지게 됐다. 이동통신사가 자기 가입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와이파이는 경쟁력 확보 수단이 된다. 그러나 모든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개방하면 이 같은 기대 효과가 없어 개방 이후 품질 강화에 소홀할 우려가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와이파이 개방 이후 품질 강화에 소홀함이 없이 품질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유지보수를 강화해야 한다. 품질 개선과 더불어 추가 접속장치(AP)를 구축해서 개방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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