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온 지 4년이 돼 지금은 밝게 웃을 수 있다는 흐엉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박수란 기자] “베트남 음식을 독거노인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보람을 느껴요.”

한국문화를 더 잘 알고 다양하게 접하고 싶어서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는 응웬티응옥 흐엉(29) 씨의 말이다. 그는 모국인 베트남을 떠나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서 4년째 살고 있다.

베트남통역 지원교사로 일하고 있는 대구 서구 제일종합사회복지관 권유로 흐엉 씨는 작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다문화 사랑 나눔 조리봉사단’에서 독거노인들에게 음식과 밑반찬을 조리해 무료로 배달하는 일을 한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투리를 들을 때면 친근해지고 한국의 정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흐엉 씨가 처음부터 한국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그는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했다.

그는 “한국말을 하나도 몰랐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들었고 한국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그 때는 아예 입도 대지 못했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시아버지의 도움으로 복지회관에서 실시하는 한국어 수업을 듣고 지금은 한국어능력시험 4급 자격을 갖춰 통역교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듣기·말하기는 쉽지만 쓰기·읽기는 아직까지도 쉽지 않다”며 “앞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숙제도 봐주고 공부도 시켜야 하는데 교육문제가 걱정”이라고 했다.

아이들 때문에 흐엉 씨는 직장을 다니며 한국어 고급반 수업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고급반 교사와 고민 상담을 하고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것도 물어보면서 친구처럼 지낸다.

흐엉 씨는 “불법체류자와 결혼이민자 여성은 다른 데도 불구하고 비슷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국사회의 시각을 꼬집었다.

아울러 “그 때문에 베트남 가족을 초청하고 싶어도 서류절차가 복잡하고 쉽게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고 속상해하며 “결혼이민자 여성에 대한 인식이 한국사회에서 좋게 바뀌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 컴퓨터 자격증도 따고 더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흐엉 씨의 소망은 한국정부가 다문화 가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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