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유라 기자] 논술전형이 사교육을 심각히 유발하고 있다는 인식 하에 새 정부는 논술전형의 단계적 폐지라는 해결책을 들고 나왔다. 그렇지만 이는 크게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논술고사는 대입에 있어 축소 방향에 있었기 때문이다. 2018학년도에는 고려대가 논술전형을 전면 폐지했고 인하대와 아주대는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크게 줄였다. 2019학년도에도 이런 방향성은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논술전형은 여전히 학생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의 주요 신입생 선발 방식 중에 하나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했는가?

논술 전형을 지원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충족여부이다.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논술 고사의 성적이 아무리 우수해도 합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지원에 제한이 없는 전형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여 높은 경쟁률을 가지고 있지만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은 그리 높지 않다. 경희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을 밝혔는데, 2017학년도 논술전형에서 가장 높은 충족률을 가진 학과는 약과학과로 67.1%, 가장 낮은 충족률을 가진 학과는 한방재료공학과로 28.1%였으며, 전체 학과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은 평균 48.38%밖에 되지 않았다. 막연한 수능성적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논술 전형에 지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제공: 진학사)

◆희망 대학의 논술 시험 정보, 찾아봤는가?

두 번째는 각 대학의 논술 유형, 문제 난이도 등 논술 시험 자체에 관한 고려다. 많은 대학이 기출 문제와 그에 대한 해설, 우수한 답안 사례 등을 자료집이나 영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각 대학이 어떤 의도로 어떤 문제들을 출제하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각 대학의 논술 유형 등을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상경계열이나 사회계열의 논술고사에는 수리논술이 포함되는 대학도 있고, 또 다른 경우 영어 지문을 통해 학생들을 변별하고자 하는 대학도 있다. 자연계 학생의 경우에도 수리논술만 보는 대학, 과학논술까지 보는 대학으로 구분될 뿐 아니라 과학과목을 I과목까지만 반영하는 대학 Ⅱ과목까지 반영하는 대학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또 일부 대학은 자연계 모집단위에서도 언어 논술을 같이 치르기도 한다.

▲ (제공: 진학사)

◆학생부 반영 비율, 확인했는가?

세 번째는 학생부 반영 비율,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다. 보통 논술전형은 논술 60%, 학생부 40%이나 논술 70%, 학생부 30%의 반영비율을 가진다. 하지만 학생부가 실제로는 30~40%만큼 반영이 되지 않는다는 점, 즉 실질반영비율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많은 수험생들이 알고 있다. 1등급부터 4~5등급까지의 점수 차가 크지 않아서 나와 경쟁하는 학생들 간의 변별을 학생부 성적으로는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많은 대학이 위에서 말한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학생부 반영방법이 특이한 대학들도 있다. 동국대나 중앙대는 교과 전 과목을 반영하지 않고 가장 우수한 10개 과목만의 교과 성적을 반영하여 학생부의 영향력을 더 줄이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대학마다 다른 교과 반영방법을 확인하여 나의 성적이 잘 활용될 수 있는 대학을 찾아야 한다.

▲ (제공: 진학사)

◆원서접수 전 논술 일정, 살펴봤는가?

네 번째로 원서 접수 전 논술 일정을 살피어야 한다. 크게는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과 수능 이후에 논술 고사를 치르는 대학으로 구분된다. 수능 이전에 고사를 치르는 대학의 경쟁률이 수능 이후에 치르는 대학에 비해 낮은 편이다. 수능을 앞두고 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수능 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수능 결과를 보고 논술고사를 치르지 못하기 때문에 하향지원 전략으로 선택하기 힘든 점도 지원을 꺼리게 만든다. 하지만 올해는 연세대와 동국대가 논술고사 일정을 수능 이후로 변경하여 남은 대학의 경쟁률이 전년도와 달라질 수 있다.

일정에서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것은 논술 고사 날짜와 시간대가 겹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논술고사가 주로 주말에 치러지다 보니 대학의 일정이 겹치는 경우들이 많다. 올해는 연세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이 오는 11월 18일 같은 날짜에 논술고사를 치르며 다른 날짜에도 겹치는 대학들이 많다.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에 따라 오전·오후 각기 다른 대학의 시험을 치를 수 있으나 가급적이면 하루에 여러 개의 고사를 치르지 않는 것이 시험 집중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제공: 진학사)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수석연구원은 “논술 전형은 타 전형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 대학이 논술 문제를 고교 교과과정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출제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논술 성적이 비교적 높게 형성되어가고 있다”며 “따라서 논술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별 문제 유형, 일정, 전형 방법 등을 잘 살피어야 합격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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