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찾아가는 건강 닥터’에 참석한 외국인 근로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제공: 신천지자원봉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신천지자원봉사단 서울경기서부지부, 몸이 아파도 병원 못가는 외국인 무료진료 실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 손 좀 보세요. 침이 12개나 꽂혔어요. 손이 아파서 병원을 한 번 갔는데 비싸서 또 못 가요. 진료를 받으니 너무 좋아요.” 돈이 없어 병원 갈 생각은 엄두도 못 냈던 파키스탄인 핫산(21)씨가 연신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신천지자원봉사단 서울경기서부지부(지부장 윤상호)는 지난 5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시온교회에서 60여명의 주한 외국인을 초청해 ‘찾아가는 건강닥터’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서울 및 경기서부 지역에서 근무하는 10개국에서 온 주한 외국인들(우간다, 파키스탄, 스리랑카, 베트남, 방글라데시, 태국 등)이 참석했다. 또한 같은 수의 의료봉사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자리를 빛냈다.

◆ 다양한 의료서비스와 공연으로 외국인 근로자 ‘힐링’

신천지자원봉사단 윤상호 지부장은 개회사에서 “모든 종교 속에 종파가 다르지만 뜻은 같다. 하늘의 뜻을 가르치는 것이 종교”라며 “하나님도 예수님도 평화를 위해서 일을 하셨다. 그렇게 때문에 종교인들은 평화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 온 외국인 근로자들도 우리나라에 같이 사는 친구이다. 아프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 서로 돌아보고 함께하면 좋겠다”며 “오신 분들이 진료를 잘 받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찾아가는 건강닥터는 주말 근무, 언어장벽 등으로 인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차별 없이 따뜻한 사랑과 정을 나누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건강닥터는 무료 진료이며,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번 의료 봉사는 가정의학과, 치과, 피부과, 한방코너를 포함 카이로프랙틱, 척추관리, 이침, 스포츠 마시지, 손 파라핀 등 다양한 코너로 관심을 모았다. 더불어 가야금, 부채춤, 장구 등 다양한 문화공연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 지난 5일 ‘찾아가는 건강 닥터’에 참석한 외국인 근로자가 치과 진료를 받고 있다. (제공: 신천지자원봉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 “병원은 꿈도 못 꾸고, 약국도 버겁고”… 생존권 위협받는 외국인 근로자

현재 외국인 노동자들 3명 중 1명은 스스로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국민의 병원비에 비해 4배 이상의 진료비를 지불해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외국인 노동자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참는 경우가 많아 자칫 더 큰 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라 케이스(29)씨는 “방글라데시는 이침을 받으면 한 개만 붙여 준다. 이곳에서는 여러 개를 붙여주고 신경 써 주니 더 좋아진 것 같다”며 “마사지, 파라핀, 치과, 내과 등 여러 가지 진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회사 일하면 늦게 끝나서 병원 가고 싶어도 못 간다. 1년에 한 번씩 불러주면 꼭 오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통역 봉사자로 참여한 윤미선(30세)씨는 “매년 봉사를 하고 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의료보험 적용을 못 받으니 비싼 돈 주고 병원을 다녀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오늘만큼 최선을 다해 진료를 받고 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신천지자원봉사단 오상기 강서지부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몸 아프지 않고 한국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진료를 받으며 좋아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보니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꾸준한 의료혜택을 볼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며 “다문화 센터를 통해 한국어 교육을 받고 한국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신천지자원봉사단은 ▲환경정화 봉사 ▲6.25참전유공자회와 함께하는 정기봉사,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쌀, 김장김치, 연탄 나눔) ▲핑크 보자기(무료 반찬 나눔) ▲백세 만세(강한 노인문화 만들기) ▲자연아 푸르자(환경정화) 등 다양한 봉사와 지역사회 소통 프로그램으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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