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RP 6일 호소문 발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간대화위원회가 최근 발생한 손원영 교수 파면 사태에 대해 서울기독대학교에 “정당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학교 측은 하루속히 이 결정을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6일 KCRP는 호소문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이웃 종교를 무시하고, 나아가 위해를 가하는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온 것 역시 사실”이라며 “이른바 ‘훼불’, ‘땅밟기’ 등의 형태로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은 대부분 일부 개신교인들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 역시 부인하기 힘들다”고 운을 뗐다.

또 “이런 사태들로 인해 종교 간의 갈등이 더 확산되거나 이웃 종교에 대한 반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피해를 입은 불교계가 갈등보다는 평화와 공존의 길을 택했고, 뜻 있는 개신교인들이 이런 사태에 깊은 우려와 사과의 뜻을 직접 표명해줬기 때문”이라며 손 교수의 행동을 높이 샀다.

KCRP는 지난해 1월 김천 개운사에서 몇몇 개신교인에 의한 훼불 사태가 일어났을 때 손원영 교수가 보여 준 태도 역시 뜻있는 개신교인들의 행동과 맥을 같이 한다고 평가했다. 손 교수는 당시 개신교 성직자이자 신학자로서 이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을 SNS에 표명하고, 불상 원상회복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그리고 피해 당사자인 개운사 측도 손 교수의 이런 진심어린 태도를 따뜻하게 받아들였다.

KCRP는 손 교수의 파면을 철회해야 하는 이유로 종교간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아 마땅한 일이지, 처벌을 받을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학교 측이 손 교수의 행동을 ‘우상숭배’로 봄으로써 이웃 종교들을 ‘우상숭배’로 폄훼했다는 것이다.

이에 “그동안 개신교인들이 저질렀던 ‘훼불’과 ‘땅밟기’ 같은 이웃 종교에 대한 오만한 생각을 답습하는 행위”라며 “손 교수의 파면은 이웃 종교에 대한 선전포고일 것이다.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는 결코 용인될 수 없는 폭력적 발상”이라고 단언했다.

KCRP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신교를 비롯한 한국의 모든 종교들이 보다 넓은 마음으로 대화와 협력에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손 교수에 대한 파면 철회가 종교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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