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 사직서 제출해
이사회, 조사위 꾸려… 사직 처리는 보류
불교계 여성단체, 피켓 시위… 성명 전달도
불교시민단체들 “법진스님 즉각 사퇴하라”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이 이사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사회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직 처리를 유보하기로 했다.

선학원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 법진스님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법진스님을 제외한 이사와 감사 전원이 참석했다.

이날 선학원은 성추행 혐의에 대해 법인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관계 등을 조사하기로 결의했다. 진상조사위를 통해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직 처리는 보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조사위원회는 교육이사인 철오스님을 위원장으로 한북스님(교무이사), 지광스님(이사), 원명스님(감사), 영은스님(감사, 비구니) 등 5명으로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열린 AW컨벤션센터 앞에서는 불교계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나와 1인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회의장에 입장하는 선학원 이사 스님들에게 법진스님을 즉각 사퇴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스님들은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사장 법진스님은 지난 8월 초 여직원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사장 법진스님에 대해 지난 5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선학원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혐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제하고 “사법절차에 의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불교시민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법진스님의 이사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교단자정센터는 14일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법진스님을 향해 “재단법인 선학원의 창립취지와 활동 목적, 그리고 도덕적 모범이 돼야 할 이사장의 지위에 비춰 즉시 그 지위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진스님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사회가 해임의결을 통해 창립 정신을 지켜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불교계 여성단체들도 성명을 내고 이 사태를 규탄하고 나섰다. 불교여성개발원과 나무여성인권상담소, 종교와젠더연구소는 성명을 통해 “선학원 이사회는 선학원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범계행위로 승가를 욕보인 이사장 법진스님을 즉각 사퇴시켜야한다”며 “선학원 내부적으로 범계사실을 명백히 조사하고 정관과 분원 관리규정에 의해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수사기관에는 엄정한 수사를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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