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7차 촛불집회 본대회가 열린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이 촛불을 켜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신] 오후 6시: 광화문광장서 청운동사무소까지 포위 행진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청와대가 또다시 시민에게 포위당했다. 

탄핵안 가결 다음 날인 10일 오후 청와대와 200미터 거리에 있는 청운동사무소 주변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으로 넘쳐났다. 청와대 코앞까지 진격한 7차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며 청와대를 향해 목이 쉬도록 구호를 외쳐댔다. 

청와대 포위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청운동길, 효자동길, 삼청동길 등 3개의 경로로 이동한 뒤 청와대를 둘러쌌다. 

유모차를 탄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희끗한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행진에 참여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조카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라모(36, 여, 경기도 파주)씨는 “나라를 자신들의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는 박근혜와 최순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기 위해 나왔다”며 “시간을 끌어 명예퇴진을 원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지 않나.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카를 데리고 나온 이유는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미래세대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차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7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촛불집회 본대회 후에는 내자동 사거리까지 2차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친구들과 같이 집회에 나온 신지섭(영등포고3)군은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여전히 죄값을 치르지 않았다. 즉각 퇴진이라는 국민의 뜻을 전달하기 나왔다”고 했다. 

성관모(65, 경기도 수원)씨는 “탄핵까지 기다릴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즉각 퇴진해야만 진정한 시민혁명을 이뤄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이 이뤄지고, 기득권 세력의 병폐를 끊어야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민은 경찰을 향해 청와대로 가는 길을 막지 말라며 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를 말리면서 평화 집회 기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에 따르면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87곳에서 시작된 7차 촛불집회에 오후 5시 기준 서울에서만 약 2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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