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현실로 나타났다. 아웃사이더, 이단아로 취급되던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오르자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반발과 탈당이 이어졌고, 링컨의 공화당이 어쩌다 이렇게 됐냐며 한탄했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당선되자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는 급락했고 전 세계는 패닉 상태가 됐다.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에서 그친다면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그가 공약한 내용 중에는 우리 경제와 안보에 부정적인 내용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주한 미군 주둔 비용을 현재 절반에서 전체 다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미 1조원 가까운 주둔 비용을 분담하는 우리로선 현실화될 경우 타격이 적지 않다. 분담금을 다 내지 않을 시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겠다고 했고, 한국도 핵무장을 하는 게 낫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한미 FTA 개정 요구까지 현실화되면 그야말로 경제적 여파는 일파만파 퍼질 것이다. 다행히 당선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는 고립정책을 펼 것이라는 세계인의 우려를 의식한 듯 화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공약을 내건 트럼프,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그가 어떤 정책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그의 당선을 예기치 못했던 미 언론은 일제히 똑똑한 보좌관들을 세우라고 트럼프에게 하소연하는 사설을 냈다. 미국의 언론과 주도층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트럼프의 외골수적 인맥이다.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아닌 자신의 인맥만 믿고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대통령이 측근만 기용했을 때 어떤 사달이 나는지 봤기에 미 언론의 요구가 심히 공감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트럼프 태풍을 막아내야 할 대한민국은 선장 잃은 모양새다. 국정은 혼란하고 이 틈을 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세력들도 여기저기 난립하고 있다. 트럼프 쇼크에 경제는 더 불안해졌고, 북한은 트럼프 당선을 축하하며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이 전화위복이 될지 우려한 대로 재앙이 될지는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모두가 힘을 합쳐 바람 앞에 촛불 격인 시국과 설상가상으로 불어 닥친 트럼프 태풍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제발 지혜를 모아 초당적 위기타파 능력을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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