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친박 지도부, 공세모드로 전환
‘대통령 출당’ 김무성 공개비판
비주류 맞서 친박 세결집 나서
당 내분, 전면전으로 번질 조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미국 대선 충격파까지 겹치는 ‘내우외환’으로 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태지만,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당 주도권을 둘러싼 집안싸움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등 비주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다음 날인 10일에도 ‘대통령 출당’과 ‘친박 지도부 퇴진’을 둘러싼 공방으로 신경전으로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경제·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내부 투쟁만 벌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이날 친박 최고위원들은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를 공개 비판하면서 반격의 날을 세웠다. 그동안 당내 비주류의 사퇴 요구에도 공개 대응을 자제해 왔던 친박 지도부가 ‘침묵’을 깨고 공세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비주류가 ‘릴레이 당직 사퇴’ 카드로 지도부를 조직적으로 압박하고, 잇따라 모임을 갖는 등 세 결집 움직임을 보이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 역시 비주류에 대한 포문을 가동하는 것과 동시에 세력 규합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재선의원 중심으로 비공개 모임을 갖고 당내 비주류 공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친박 최고위원들은 김 전 대표에게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표의 ‘대통령 탈당, 출당 조치 가능’ 발언을 언급하면서 “국민은 물론 당원의 동의도 얻기가 어렵다는 것은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을 아끼는 여러 사람들의 걱정을 배로 증가시켜버리는 발언”이라며 “조심해 달라”고 말했다. 친박 지도부 퇴진 요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비주류에 대해선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 중진협의체 구성을 통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며 “이제 더 이상 비주류의 행동은 국민들은 물론 당원들의 동의도 얻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장우 최고위원 역시 “모든 구성원들이 일치단결해서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당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당을 가르는 것은 당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것을 많은 지도자들이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고 했다.

현재 비주류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대한 수습책으로 김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가운데 친박계 지도부 총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이 ‘사퇴 카드’를 던지고, 나경원 인재영입위원장, 김현아 대변인, 오신환 홍보본부장,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줄줄이 당직을 버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공개 요구한 이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비주류는 특히 오는 13일 비상시국회의 개최로 공세 수위를 끌어 올릴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 이들은 지도부 총사퇴와 ‘당 해체 후 재창당’에 대한 결의를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친박계도 공세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 내분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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