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에서 8일(현지시간) 대선 개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자 지지자들이 환호하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뉴시스)

‘러스트벨트’ 백인 중산층 노동자 막판 결집
유권자들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 원해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며 대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6월 이번 대선을 또 다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될 것이라고 한 주장이 현실화됐다. 여론조사와 전문가들의 예상을 엎고 브렉시트 결정이 났던 것처럼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우위 구도의 여론조사 흐름과 달리 자신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투표 전날까지도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1~6%p 차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어보니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차기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트럼프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 지지율은 한자릿수 초반대였다. 출마 선언 이후 멕시코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고 국경에 장벽을 세워야 한다는 막말과 파격적인 공약은 충격을 던졌지만 그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주요한 요인이 됐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존재감을 드러낸 트럼프의 인기 배경에는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깔려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시사주간 내셔널리뷰의 대외정책 전문기자 톰 로건은 최근 CNN을 통해 트럼프 성공의 요인으로 “기성권력을 찬탈하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꼽았다.

CNN 방송의 출구조사 결과 대통령의 기준과 관련해 응답한 유권자 38%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인가를 보고 판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의 승리 요인으로는 미국 국민들의 오랜 불만과 환멸, 분노를 기회로 삼아 이를 대변하고 차별화하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경선과 100일간의 본선 과정에서 보여준 트럼프의 선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지만 이번 대선 결과는 그 불신과 불만이 생각보다 깊었음을 증명했다.

트럼프는 무능한 정치인에 대한 실망과 함께 백인 중산층의 불안감과 박탈감을 자극했다. 히스패닉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백인인구는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 백인 중산층들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형성됐고 ‘트럼프 현상’을 만들어냈다.

실제 개표 결과 ‘러스트벨트(낙후된 중서부 제조업지대)’ 백인 중산층 노동자들이 막판 대결집한 점도 트럼프 선전의 이유로 꼽힌다.

또 ‘샤이 트럼프(각종 여론조사는 물론 외부에 트럼프 지지 의사를 드러내지 않은 유권자)’가 대거 투표장으로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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