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29일 시작돼 내달 31일까지 펼쳐진다.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특히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레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시작됐다. 지난해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가 비난 받았던 백화점부터 가전 자동차 전통시장까지 올해는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다. 행사 기간이 중국건국일 연휴(10월 1~7일)와 겹쳐 해당 기간에 25만명 이상의 유커(遊客)가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시장까지 참여하는 이번 행사를 보며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외국인을 상대로 벌어지는 ‘바가지’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만 해도 중국인이 오면 최소 1.5~2배 이상의 가격을 받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모 일간지에서 제주도에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일부 한국 상인들이 벌이는 바가지 횡포가 보도되기도 했다. 한국에 온 중국관광객들이 한국에 부정적 이미지만 갖고 돌아가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한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상도(商道)의 기본은 정직과 신뢰다. 얄팍한 상술은 금세 탄로 난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국내외적으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처럼 자리 잡으려면 해당 기간에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신뢰가 쌓여야 한다.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행사라면 금세 문제점만 야기하고 사라질 것이다. 백화점이나 마트뿐 아니라 전통시장도 제대로 된 가격표시제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통시장은 운영이 어렵다는 인식에 일반인들은 전통시장에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으나, 사실 외국인에게 바가지요금을 가장 심하게 씌우는 곳이 전통시장이다. 남대문시장 등 외국인의 발길이 잦은 곳일수록 가격을 표시하도록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고 시장에 내놔도 정작 파는 상인들이 정직하게 판매하지 않는다면 제조회사에 대한 이미지마저 망가질 수밖에 없다.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대표적인 세일축제로 키워가자는 여론이 크다. 관련해 유통·제조·서비스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소비자와 접촉점을 갖는 판매 당사자가 양심을 저버리고 판매한다면 모두가 허사다.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소비자가 신뢰하고 기분 좋은 축제가 되도록 상인·판매교육과 더불어 가격표시 의무화, 재고 유무 표시 등 기본적인 지침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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