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총회장 채영남 목사)가 지난 9일 특별사면(특사) 대상을 최종 확정했다. 특사 대상은 김기동(서울성락교회), 이명범(레마선교회), 변승우(큰믿음교회), 故 박윤식(평강제일교회)씨 등 4명이다. 김기동씨는 귀신론의 잘못을 자인한 점, 이명범씨는 삼위일체론에 대해 잘못 주장한 것을 자인한 점, 박윤식씨는 고인인데다 평강제일교회 자체를 이단으로 판결한 적이 없다는 점, 변승우씨는 성결교단 출신을 장로교단 잣대로 해석했고, 회개하고 재교육 프로그램을 따르겠다고 밝힌 점이 사면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여전히 특사의 타당성과 특사 선포 방식을 두고 논란이 있어 후폭풍이 예견된다.

기독교인들이 구원자로 믿는 예수는 2000년 전 정통이라 자부하던 유대인들에게 이단의 괴수로 지목돼 죽임 당했다. 이런 역사는 사람이 이단과 정통을 규정하는 자체가 얼마나 위험천만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예수는 구시대적 사고와 자기 생각으로 꽉 찬 유대교 지도자들을 향해 마귀 자식이라고까지 했다. 잘못을 조목조목 꼬집는 예수가 유대교 지도자들에게는 눈엣가시였을 터이고, 예수 입장에서 유대교 지도자야말로 하나님의 말씀에서 떠난 이단 중의 이단이었던 셈이다.

당시와 같은 이단 논쟁이 유독 다종교국가 한국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분열과 쇠락의 주원인은 교회 연합기구 내부의 피 터지는 이단논쟁이다. 특정교단을 이단으로 규정하거나 내부의 반발에도 이단규정을 해제해 분열을 자초했다. 또 한기총 이단대책위원장이 최고 이단으로 꼽혔다가 다른 교단으로 가서는 다시 이단대책위원장을 맡고, 어제 이단이 오늘은 이단대책위원장이 되는 코미디가 연출되고 있다.

종교적으로 이단과 정통을 규정한다면 마귀와 마귀 소속이 이단이며, 하나님과 하나님 소속이 정통이다. 하나님은 말씀이라고 했으니 말씀 있는 곳이 정통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정통이라고 자부하는 한국교회에 말씀이 있는가. 자문자답해보면 한국교회에 진짜 정통이 있는지, 누구를 이단이라 규정하고 풀고 할 자격이 있는지 답을 얻을 수 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도 다 퍼주고 이해하며 사는 세상이다. 내가 아는 교리와 다르다고 같은 성경을 보고, 같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을 이단이라 정죄하며 마귀 보듯 하는 한국교회 실태, 참으로 부끄럽지 아니한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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