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학회(SBL, 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가 주관하는 세계성서학대회(SBL International Meeting)가 지난 3~7일 연세대 백양누리 및 신학관에서 ‘경계를 넘어-21세기 다중사회에서의 성서학’을 주제로 열렸다. 이번 대회를 위해 세계 37개국 성서학자 500여명이 방한해 4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교류했다. SBL은 신학 일반 분야인 ‘AAR(American Academy of Religion)’과 더불어 미국 신학계의 양대 축을 이루는 대표적 학회로 알려져 있다.

신학계의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일반인이나 교인들은 신학교가 성경을 깊이 있게 가르치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 신학교에서는 성경을 가르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성경을 몰라서 못 가르친다. 신약학 연구의 경우 4복음서와 바울서신의 역사적 배경과 스토리를 입증하는 내용이 전부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신학계의 현실이다. 대개는 개론을 공부할 때 각 성경에 대해 약간의 언급을 들을 수 있는 것이 고작이다. 목사들이 신학교에서 성경의 뜻을 배우지 못했으니, 그런 목사의 설교를 듣는 교인들도 성경의 뜻을 모를 수밖에 없다. 신학자들이 모인 성서대회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성경을 모르는 신학대를 졸업했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인 성서대회라면 성경의 심오한 뜻이 전해지는 그런 자리여야 하고, 그런 성서대회를 통해 배운 뜻을 각 신학생과 교인들에게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자리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사실상 현존하는 성서대회는 이름만 거창할 뿐 성경의 뜻은 알 길 없고 사람의 지식이나 자랑하는 대회로 전락했다. 

宗敎란 으뜸가는 가르침 곧 神의 가르침이니 때가 돼서 신의 뜻을 받은 사람, 곧 계시를 받은 사람을 통해 전해지는 것이 순리다. 그런 시대가 올 때까지 뜻을 깨달아 가르치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나 이런저런 성경 연구 방법론이나 늘어놓는 人學만 가득한 성서대회는 존재이유가 의문이다. 그런 대회를 위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들일 시간에 부패한 신학계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자성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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