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복당 갈등, 진정 국면으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무소속 복당’ 결정 과정에서 촉발됐던 당 내홍이 수습 국면에 들게 됐다.
무소속 복당 논란 이후 칩거 중이던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인근 카페에서 정 원내대표를 만나 지난 16일 혁신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있었던 언쟁에 대한 사과를 수용했다. 그러나 당무 복귀에 대해선 “좀더 고민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회동 이후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 원내대표) 사과는 진정성이 있다면 수용하겠다”면서도 당무 복귀에 대해선 “그 외의 사안들은 제가 좀더 고민하고 고민해야 하니 필요하면 대변인을 통해 말씀드릴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앞서 두 사람은 회동에서 지난 16일 혁신비대위의 탈당파 무소속 일괄 복당 승인 과정에서 벌어졌던 당 내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회동은 정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의 자택 인근으로 찾아가겠다는 요청을 김 위원장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 상황이 정말 유감스럽다. 나로서는 진정 잘해보려고 했는데,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이 든다”며 “나는 당에 있던 사람이 아니고, 어떤 면에선 일반시민처럼 바깥에 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상황을 겪으면서 정말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제가 보건데,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고, 애당심이나 동지애도 그 자리에 없었다. 신뢰도 없고 윤리와 기강도 없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어떻게 혁신을 해 나갈지, 과연 내가 할 수 있을지 심한 자괴감과 회의가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정말 그야말로 보수정당의 어려운 현실을 보시면서 너무 안타까워 하셨고, 또 어려운 결심을 어렵사리 해주신 어른에게 제가 비대위 복당 문제 처리 과정에서 너무나도 거칠고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언사를 행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사죄 드린다”라며 “지난 주말 저 스스로도 많이 자책했다. 아무쪼록 마음을 푸시고 이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는 저희 새누리당이 8월 9일 전당대회를 원만히 치를 수 있도록, 당무에 복귀해 주십사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는 지난 16일 전체회의에서 탈당파 무소속 당선자 7인의 일괄 복당을 무기명 표결로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표결을 뒤로 미루려던 김 위원장에게 정 원내대표가 “중대 범죄행위”라며 강하게 발언하자 김 위원장은 비대위 종료 이후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거취 고민과 함께 현재까지 당무를 거부해 왔다.
김 위원장이 정 원내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임에 따라 당 내홍은 진정 국면으로 들게 됐다. 김 위원장이 당무 복귀 여부에 대해선 여지를 남겨뒀지만, 20일로 예정된 혁신비대위 회의를 앞두고 있어, 조만간 당무 복귀 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