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과의 회동을 마친 후 나오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계파 감정의 골 쌓여 있어
친박·비박, 의총서 대립할 듯
다음 고비는 8월 전당대회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당선자 복당 승인’ 갈등으로 내홍을 겪던 새누리당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의 화해로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계파 간 감정의 골이 쌓인 상황에서 겨우 봉합만 한 정도여서 계파 갈등이 다시 분출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이다.

지난 16일 혁신비대위 비공개 회의 당시 정 원내대표의 고압적 언사에 분노한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해 왔지만, 이날 회동한 정 원내대표의 사과를 수용했다. 김 위원장이 당무 복귀를 아직 선언하지 않았지만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더 큰 혼란과 문제가 야기되는 것도 있어 고민해 보겠다”는 그의 언급으로 볼 때 당무 복귀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그가 당무에 복귀할 경우 위원장직 사퇴에 따른 혁신비대위 해산 등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임시적인 봉합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내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중 강경파 일부는 유승민 의원 등의 일괄 복당 결정에 반발해 단체 행동에 나선 상황이다. 당초 정 원내대표 사퇴 요구에서 정 원내대표의 공식 사과와 비박(비박근혜)계 비대위원 사퇴 요구로 대응 수위를 낮추긴 했지만, 감정의 기저에 깔린 비박계에 대한 분노는 그대로인 상태다.

이번 복당 파문으로 드러난 계파 갈등의 골은 20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김 위원장의 사과 수용과는 별개로 비대위의 복당 결정 자체를 문제 삼고 복당 문제의 책임자인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비박계는 복당 승인은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결정임을 강조하면서 친박계의 주장에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하더라도 정 원내대표와의 ‘화해 무드’가 언제까지 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예민한 사안을 놓고 두 사람의 충돌이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복당 갈등을 봉합해 파국을 넘기더라도 전당대회를 다음 고비로 맞게 된다. 무소속 복당 결정을 현실적으로 뒤집을 만한 방안이 없는 친박계가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 장악을 위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계파 갈등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태에서 ‘복당 결정’이란 이득을 챙긴 비박계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결속을 다지고 있다. 비박 핵심인 김무성 의원이나 유 의원을 중심으로 뭉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는 사무총장 이하 인사권을 쥐고 있어 권한이 막강하다. 당 대표를 차지하는 계파가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친박과 비박의 대립은 8월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