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특정한 사회나 조직의 정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나 세력 등이 등장하면 그를 둘러싸고 여러 이름이 생겨난다. 5공화국 시절 ‘쓰리 金(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쓰리 許(허화평 허삼수 허문도)’ 등이 정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게 대표적이다. 요즘 체육계에서 꽤 이름을 날리는 세 사람을 묶어 칭하는 용어가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일명 ‘쓰리 安’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새 임기가 시작된 안민석 더민주당 국회의원, 안상수 무소속 국회의원과 지난주 3년 임기의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서울사대 체육교육과 선후배 사이인 이들 세 사람은 체육계에서 많은 아이디어와 정책 추진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중앙대 교수 출신으로 4선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안민석 의원은 2년 전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와 협의를 통해 체육단체 통합 합의를 이끌어내고 체육단체통합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지난 4월초 1년여의 논란 끝에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함으로써 그동안 체육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체육단체 통합이 성사됐다. 이로써 세 사람 중 50세로 가장 젊지만 그의 추진력과 열정을 인정받았다. 안 의원은 지역구인 오산지역에서 평소 조기축구회를 비롯한 많은 생활체육인 모임 등을 찾아다니며 “체육인이라는 말을 듣는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체육인의 책임감과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대기업 임원을 거쳐 정치에 입문한 안상수 의원은 70세로 가장 연장자인데 인천광역시시장 시절(2002~2010)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유치하고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단을 창단하고 구단주로 활동했다. 인천광역시장을 물러난 뒤에 대한아마복싱연맹회장을 2년간 맡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역구인 인천서구 강화군 등에서 열리는 각종 지역주민 체육대회에는 빠지지 않고 얼굴을 내밀 정도로 정력적인 활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방을 기반으로 체육  활성화에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정치인이라는 세평을 받는 것은 이 같은 그의 활동을 두고 하는 것일 게다.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6년여간 한국교총 회장으로 재직할 때 학교체육 정상화에 역점을 두고 ‘운동하며 공부하는 학교’로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학창시절 핸드볼 선수였던 안 이사장은 체육단체 통합준비위원장을 맡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작업을 실무적으로 주도했다. 서울교대 교수 출신으로 학교체육과 밀접한 관계에 있던 안 이사장은 운동부와 스포츠클럽으로 나뉘어 운영되던 학교체육을 스포츠클럽으로 일원화시켜 학생들이 ‘한 가지 운동에는 자신 있다’는 선진국형 학교체육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교육철학과 목표를 갖고 있다. 새로 맡은 한국장학재단에서 학교체육 발전을 위해 여러 장학금 제도 등을 세워,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리 안’은 학맥으로 공통적인 면을 갖고 있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오며 한국체육발전에 기여했다. 안민석 의원은 국회에서 법적인 토대를 통해 국가적 차원의 체육통합의 길을 열었으며, 안상수 의원은 중앙집중적인 체육행정에 비해 낙후된 지방체육활성화를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인천아시안게임을 유치하고 시민축구단을 출범시켰다. 또 안양옥 이사장은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위한 체육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교육 현장에서 체육인들의 여론을 이끌었다.

앞으로 이들 세 사람의 활동과 역할이 기대되는 것은 한국체육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길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스포츠클럽 활성화라는 큰 목표를 갖고 새로운 스포츠시스템을 도입한 한국체육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교육 현장에서 세 사람이 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먼 훗날 한국체육이 선진국에 부럽지 않은 체육문화를 이룩할 때, 이들이 쏟은 노력과 활동은 진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쓰리 안’을 체육계는 주목해서 볼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