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연합뉴스) 17일 오전(한국시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우승한 이상화가 눈물을 흘리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단일 대회 첫 남녀 500m 싹쓸이, 여자로는 첫 아시아 금메달

[뉴스천지=박상현 객원기자]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동계 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바꿔놓고 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모태범이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기록한 데 이어 이상화마저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모태범과 이상화가 모두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한국 스포츠에 겹경사이기도 하지만 세계 동계올림픽 역사에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하계올림픽 육상 100m와 비견되는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남녀가 모두 단일대회 금메달을 따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부가 시작된 것은 지난 1960년부터로 그동안 500m에서는 러시아(구 소련 포함), 독일(동·서독 포함), 미국, 캐나다의 전유물이었다.

전체 통계로 봤을 때 남녀 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미국과 독일, 러시아 등이 있긴 하지만 단일 대회에서 모두 석권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대기록은 바로 한국이 해낸 것이다.

또한 이상화의 금메달은 아시아 최초로 동계올림픽에서 여자가 따낸 금메달이기도 하다.

남녀를 통틀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시미즈 히로야스(일본). 하지만 이상화는 여자선수로는 아시아 최초다. 아시아 선수가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왕만리와 렌후이(이상 중국)이긴 하지만 모두 은메달과 동메달에 머물렀다.

한국은 이승훈이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5000m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 아시아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를 바꿔놨다.

만약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모태범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남자 1000m 또는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다면 이 또한 아시아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를 바꿔놓는 일대 사건이 된다.

남자 1000m, 1500m, 5000m, 10000m 등에서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김윤만, 이번 밴쿠버 대회에서 이승훈이 차지한 은메달에 불과할 정도로 유럽과 북미의 전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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