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개 시민사회단체가 옥시불매 집중 행동 돌입선언 기자회견을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옥시 불매! 옥시 끝!’ ‘Oxy Out!’이라는 문구가 담긴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0~16일’ 불매운동 기간 선포
1인 시위, 게릴라 시위도 진행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옥시 제품, 사지도 말고 쓰지도 말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운동연합 등 총 56개 시민사회단체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옥시레킷벤키저) 제품 불매 운동 기간을 선포했다. 불매운동 기간은 10일부터 16일까지다.

단체는 “소리도 못 내고 손도 써보지 못한 채 아이와 아내를,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던 이웃들의 고통에 화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기업윤리를 저버리고 악의적 술수로 일관한 기업들을 징벌해 사회 정의를 세우는 것은 시대를 함께 사는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라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 피해자를 위로하고, 악덕 기업을 퇴출하고, 사회제도를 개선하는 힘을 모으고자 한다. 특히 가장 높은 매출, 가장 많은 피해자, 가장 나쁜 수사 방해 활동을 벌인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에 우선 집중코자 한다”고 말했다.

단체에 따르면 옥시가 지난 2001년부터 11년간 판매한 PHMG(살균제 원료) 뉴가습기당번 판매개수는 무려 453만 개에 달한다. 정부의 1~2차 조사결과에 따르면 옥시 제품을 사용해 피해를 입은 사람은 총 403명(사망자 100명)이다.

단체는 “옥시는 사고의 원인이 밝혀진 2011년부터 책임을 회피해왔다. 사고 원인을 왜곡하기 위한 연구를 조작했고, 전문가들을 매수했다”며 “국내 최대 로펌을 고용해 ‘황사나 꽃가루가 원인일 수 있다’는 등으로 물타기를 하면서 5년간 시간을 끌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체는 옥시가 검찰 수사와 국민적 공분 속에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이미 확인된 책임에 대한 인정일 뿐 사태의 진상규명과 해결을 위한 태도를 바꾼 것이 아니라며 피해자의 고통과 국민의 분노를 피하기 위한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만약 옥시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졌다면 국민들이 분노하고 또 불안해하는 옥시 제품 판매를 스스로 포기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단체는 10일부터 16일까지 불매운동에 집중키로 했다. 또 1인 시위와 게릴라 시위, 국제적인 서명운동, 영국 정부에 대한 항의는 물론, 옥시 처벌법, 옥시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법, 옥시 예방법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캠페인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옥시 사옥 앞에 옥시 제품으로 옥시 탑도 쌓을 예정이다.

또한 이날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신현우 전 옥시 대표를 재소환해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 과정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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