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을지대 겸임교수

 

40%라는 엄청난 시청률 속에 방영됐던 ‘태양의 후예(태후)’라는 드라마가 지금도 국민들 사이에 그리고 한류의 상징으로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어린 시절 6.25전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국군용사들이 펼쳤던 희생과 전우애 등의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전우’라는 드라마에 견주어 역사적으로 흥겨운 볼거리였다.

물론 그때는 오늘과 같이 다양한 채널이 없었던 시기였고, 촬영기법이라든지 작가들의 창의적인 창작활동이 어느 정도 제약되던 환경이었음을 감안할 때 참으로 대단한 기록임에 분명하다.

필자 또한 태후 드라마의 방영시간을 제때 맞추지 못했다면 주말을 통해 재방송이라도 꼭 챙겨볼 정도로 어느 드라마를 이처럼 기다려봤는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였었다. 왜 이 같은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을까. 드라마도 그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을 반영하기에 그 안에 담겨있을 나름의 메시지를 공유해 보고자 했다.

흔히 자본주의는 현존하는 가장 훌륭한 사회제도라고 한다. 앞으로 어떤 다른 제도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그렇다는 차원에서 그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개별 인간이 이처럼 자유의지를 갖고 자기개발과 공존을 위해 존재했던 적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고대 노예제, 봉건제 등에서는 인간은 말 그대로 노예 내지는 봉건영주에 속한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다. 비로소 자본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인권의 가치를 찾게 되고 누릴 수 있었으며, 소위 개천에서 용이 나듯 맘껏 자유의지와 실력을 발휘하는 그야말로 존중받는 인간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리라.

하지만 대부분의 석학들과 미래학자들은 이 같은 자본주의 제도가 영속되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자기변화를 꾀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부정과 부패의 척결이라고 했다. 이 같은 표현이 네거티브적인 언급이라면 보다 포지티브한 표현으로 바꾸어 볼 수 있겠는데 필자는 그것을 도네이션(기부)과 볼런티어(봉사) 정신이라고 하겠다.

자본주의 제도 안에서 불평등이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부작용이라면 이를 해소하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사회주의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많이 가진 자의 것을 빼앗아 덜 가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 아니라, 가진 자가 스스로 더 많이 봉사하고 더 많이 기부하며, 더 많이 애국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책임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공영방송에서 모처럼 인기리에 방영한 태후 드라마에서 필자는 조국을 위해 싸우고 땀 흘리는 군인정신에서 애국심과 국가라는 존재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했고, 의료진들이 지진 등의 천재지변과 삶과 죽음의 현실에서 대처하는 직업정신, 봉사정신을 목도하게 했다는 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물론 청춘남녀들의 애틋한 러브스토리에도 찬사가 따르겠지만 그 사랑으로 표현되는 인간애에 또 한번 숙연해진다.

태후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 우연히 최전방의 한 부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경기도 연천의 5사단 열쇠부대(사단장 정진경)를 방문했을 때 참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사령부로 들어가는 입구에 새까만 글씨로 빼곡이 쓰여져 있는 추모공간이 있었는데, 이곳이 6.25전쟁 당시 피의 능선이라 불리는 고지전에서 조국을 위해 숨져간 1만여 선배장병들을 기리는 추모비라는 사실에 놀랐고, 장교로 임관돼 부임하는 순간 가장 먼저 찾는 장소로, 1만여 순국장병들 앞에 대한민국 장교로서 5사단 열쇠부대에 임관하는 후배장교로서, 선배님들의 고귀한 나라사랑 정신을 숭고하게 받들어 부끄럽지 않는 대한민국 장교가 되겠노라 마음의 서약을 하는 고귀한 공간임을 알고 엄숙한 마음으로 고개 숙인 기억이 아직도 아련하다.

사단장님 이하 모든 장병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추모공간을 스쳐가면서, 한시도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위해 자신의 임무를 잊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그런 국군장병을 두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분명 행복한 국민임에 틀림없다.

안보라는 것이 국민과 국가의 안전보장을 의미한다면 안보라는 단어를 구닥다리 권위주의를 연상케 한다는 터무니없는 사고방식은 더 이상 존재이유가 없을 것이다.

태양의 후예와 천하무적 상승 5사단 열쇠부대의 명칭답게, 대한민국 국운이 상승하고 통일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 피의 능선이 자유와 행복의 통일능선으로 하루빨리 바뀌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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