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입을 모으고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의 결의를 한 이후 처음으로 북한 선박이 필리핀 정부에 몰수됐다. 유엔안보리의 결의가 이루어진 지 하루 만에 인도네시아를 출발해 필리핀에 도착한 진텅호는 전격 몰수되고 선원들은 추방됐다. 진텅호는 북한 국적이 아니라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으로 등록돼 국적이 세탁된 상태였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는 북한해운사 소속의 선박명칭과 IMO(국제해사기구) 등록번호를 명시해 해당 자산에 대한 동결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IMO에 등록된 번호로 선적을 조회해 선적의 국적 세탁이 무의미하고 리스트 안에 있는 북한선적 동결은 시간문제가 됐다. 또한 북한 소속선박은 의심스러운 물건이 발견되지 않아도 몰수조치가 가능한 캐치올제도에 따라 북한의 모든 배는 물론 선적화물도 몰수가 가능하게 돼 버렸다. 이에 따라 북한은 국적을 세탁해 해외에서 조달할 수 있는 많은 운송품 입수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코너에 몰리는 북한은 시간이 갈수록 압박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곧 있을 한미연합 훈련을 염두에 두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고 있다. 무기들의 실전배치 수준의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선제공격으로 남한은 물론 미국본토까지 핵 공격을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인접한 거리에 있는 우리는 그들의 움직임을 알 수 없다. 게다가 개성공단 전면 폐쇄로 인해 핫라인마저 단절된 상태라 어떠한 연락도 할 수 없다. 북한은 믿었던 중국과 러시아마저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 이제까지와는 상황이 다르다.

사상 최고 수위의 제재 앞에 북한은 어떠한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대북문제에 주도권을 잡고 이를 잘 풀어가야 할 우리나라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제사회가 유도하는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의 손을 잡을지는 알 수 없다. 세계와 대치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핵을 포기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리스크와 체계 개편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금줄 차단, 광물 수출 금지는 물론 북한 은행 지점까지 폐쇄하는 등의 최고 강도의 압박을 진행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상황은 불리해질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생각하는 라인으로 평화의 손을 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

게다가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연륜과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나이 어린 지도자이기에 그의 결정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따라서 그의 결정을 몰아가야 한다. 북한 제재에 세계가 한 편이 됐으니 그들이 불리함은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국제사회가 그들을 흔들면 흔들수록 더 날카로워지고 위협의 수위를 강화할 것이다.

강력한 제재는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그들을 누구보다 더 잘 보아왔고 지켜봤으니 그들이 쉽게 꺾이지 않음을 알고 있다. 이에 우리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쉽게 기뻐할 수 있는 입장도 못된다. 그들뿐 아니라 우리의 안전을 위해 힘으로 꺾으려고 하기보다는 그만큼의 힘이 있음을 인지시키고 지혜로운 교섭시도로 그들에게 평화의 손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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