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동주’ ‘좋아해줘’에 출연한 강하늘이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촬영: 박혜옥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배우 강하늘이 영화 ‘동주(이준익 감독)’와 ‘좋아해줘(박현진 감독)’로 영화팬들을 찾는다. 두 작품이 동시에 개봉하는 것도 드문 일이고, 우위를 선정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가 사랑한 ‘동주’와 ‘좋아해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얼굴을 녹음기에 가까이 댄 채) 안녕하세요. 강하늘입니다. 지금부터 강하늘 인터뷰 시작 하겠습니다.”

강하늘의 재치 있는 배려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터뷰를 많이 하는 기자들이 더러 녹음기에 녹음된 인터뷰의 목소리를 헷갈리는 일이 있는데 이를 배려한 것이다.

“어우. ‘배우’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강하늘 씨’라고 해주세요.”

두 영화를 동시에 들고 나온 강하늘의 모습은 사뭇 긴장된 표정이었다. 2006년 뮤지컬 ‘천상시계’에서 장영실 역을 시작으로 어느덧 연기생활 10년에 접어든 강하늘이지만 여전히 ‘배우’라는 수식어를 무거워하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 영화 ‘동주’ 스틸. (사진제공: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배우들이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 인물에 누가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책이 버전별로 책꽂이에 꽂혀 있을 정도로 윤동주 시인의 시를 좋아했다던 강하늘은 그를 더 알기 위해 노력했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시인의 꿈을 품고 살았던 윤동주를 그려냈다.

“윤동주 시인을 연기한 부담감은 엄청났어요. 나중에 윤동주 선생님 만나게 되는 날이 다가왔을 때 그 분한테 칭찬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본인 연기엔 만족하기 어려웠다. 강하늘은 “어느 연기자가 자신의 연기에 만족을 하겠느냐”며 “만족하진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노력한 만큼 영화가 나온 것 같아 감독님께 ‘고맙다’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어느 특정 장면이 힘이 들었다고 콕 집어 말하긴 어려운데…. 다만 윤동주 시인이 죽고 나서 영안실에 누워있는 장면을 촬영하는 장면이 좀 힘들었어요. 극중 아버지가 윤동주의 시신을 보고 슬피 우니까 시신인 채 누워있는 저도 자꾸 눈물이 계속 나더라고요. 저 때문에 NG를 낼 수 없으니까 눈물을 꾹 참느냐고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은 취조실 장면이에요.”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 별 하나에 시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中-

특별한 기교 없이 담담하지만 힘 있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관객들에게 시를 들려준 배우 강하늘. 영화 ‘동주’ 속 그의 목소리는 ‘윤동주(강하늘 분)’와 ‘송몽규(박정민 분)’의 청춘을 떠올려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강하늘은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시를 읽는데 편하게 앉아서 읽으니까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며 “오버일수도 있는 의자에서 무릎을 꿇고, 최대한 정성스럽게 읽으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 영화 ‘좋아해줘’ 스틸.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반면 영화 ‘좋아해줘’는 SNS를 통해 사랑을 나누는 달콤 솔직 로맨스 영화다. 강하늘은 천재작곡가지만 연애 초짜인 모태솔로로 청각장애를 가진 이수호 역을 맡았다. 청각장애를 가진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표현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강하늘은 “역할을 맡았을 때 장애라는 것에 집중이 많이 됐다. 그래서 공부도 좀 해보고, 청각장애를 가지신 분들을 만나 살펴봤다”며 “그분들은 목소리가 다른 사람보다 한톤 높다. 문도 쾅쾅 닫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너무 사실적으로 접근하면 휴먼스토리가 돼서 감독님과 상의 끝에 어느 정도 영화적인 허용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상황적으로만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역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그이지만 강하늘은 여전히 연기에 대해 갈망했다.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좋은 연기자, 좋은 배우가 되기 전에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 저를 생각했을 때 ‘아 그 배우?’라는 말보다 아 ‘그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더 듣고 싶어요.”

영화 ‘동주’와 ‘좋아해줘’는 지난 17일에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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