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맞이 춘첩 써주기’ 행사에서의 특별한 만남

▲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입춘을 맞아 3일 열린 ‘춘첩 써주기’ 행사에 참여한 의암 김일성 서예가.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김현진 기자]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은 입춘(立春, 4일)을 맞아 3일부터 이틀간 저명한 서예가인 ‘일암 장학수’ ‘지헌 임옥녀’ ‘의암 김일성’ 등 3명을 초대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입춘 맞이 춘첩 써주기’ 행사를 개최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우순풍조 시화연풍(雨順風調 時和年豊)’ ‘국태민안 가급인족(國泰民安 家給人足)’ ‘용수오복 호축삼재(龍輸五福 虎逐三災)’ 등의 문구 중 하나를 택해 신청하면 이들 서예가가 직접 이 문구로 입춘첩을 써주는 행사다.

이들 서예가는 오전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많은 관람객들에게 직접 써 주느라 팔이 제법 아플 법한데 표정에서는 전혀 그런 내색이 없다.

의암(毅巖) 김일성 서예가는 “붓글씨는 힘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 붓끝에만 약간 힘을 줄 뿐 힘을 빼고 쓰는 것”이라며 아프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힘을 많이 주고 쓰는 것은 초보자들이 그렇다”며 “그래서 정신을 붓끝에 집중해야 좋은 글씨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말을 걸면 좋은 글씨를 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김일성 서예가가 관람객들에게 글귀를 써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어 그는 자신의 이름 때문에 수난을 겪은 이야기도 들려줬다. 어릴 때부터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해 이름을 바꾸려고 여러 번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름으로 남을 웃기게 해주는 것도 덕’이라는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나서 지금은 자신의 이름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

또 그의 이름 말고도 눈에 띄는 것은 의암이란 호였다. 의암이란 호는 독립운동가인 손병희 선생의 호와도 같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손병희 선생의 의암은 옳을 의(義), 암자 암(菴)을 쓰지만, 그는 굳셀 의(毅), 바위 암(巖)으로 ‘끈질기게 오래 버텨서 대기만성 하라’는 뜻으로 자신의 스승이 지어 줬다고 한다.

한편, 김일성 서예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이며, 전국휘호대회 우수상, 대한민국운곡서예문인화대전 심사 등 다수 대회에 참여한 바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