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정신대대책협의회 쉼터를 찾은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만난 이후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외교부 제1차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찾아 면담에 나섰지만, “협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에 부딪혔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를 방문, 김복동(89)·김원옥(87)·이용수(88) 할머니들을 만나 일본 정부와의 위안부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김원옥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협상 전 정부에서 미리 한 번도 찾아온 적 없고 묻지도 않았다. 묻고 일을 시작했으면 이런 혼란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해놓고 협상이고 타결이라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20년 동안 우리들이 외친 말이 무엇이냐.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아베가 일본 대사관 앞에서 공식 사과하고 법적으로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것이었다”며 “이런 식으로 정부끼리 암암리에 타결했다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소녀상 철거가 거론된 데 대해 김복동 할머니는 “왜 소녀상을 들먹이느냐.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확실히 매듭을 지었어야지 그런 식으로 얼버무렸느냐”며 “만약 일본 대사관 옮기면 소녀상도 따라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임 차관은 이번 협상에 대해 일본 정부가 단 한 번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 소재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에 책임을 인정했으며, 그에 대해 아베 총리가 일본 사죄와 반성을 분명히 표시한 부분을 강조해 설명했다.

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어떻게 살려드리느냐가 이번 협상의 가장 큰 목표였다”며 “일본 정부가 예산을 편성해 위안부 피해자 복지재단에 예산을 편성한다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이 점에 대한 성과로만 봐주시고 앞으로 2막을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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