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감사원 감사위원은 친박 실세로서 감사원 최장수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당당한 배짱과 능력을 소유한 인물로, 뛰어난 판단력은 물론 다방면의 인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내용은 모 언론사가 ‘미리 보는 서부경남 4.13 총선’ 시리즈에서 경남 진주을 선거구 출마가 예상되는 현 감사위원에 대한 보도 내용인 바, 비록 출마예상 기사지만 사실상 총선 출마나 다름이 없다.

현직 감사위원의 총선 출마 여부는 지난번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야당 의원이 김영호 위원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질의에 그는 “고민 중”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현직 감사위원이 총선을 대비해 지역활동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출마하려면 사퇴해야 한다고 지적받았지만 김 위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진주시민의 날’에 참석했으며 여전히 현직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자신의 지역활동을 계속 하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김 위원은 경남 진주에서 발간되는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알리는 등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자신에 대한 인지도를 넓히기 위해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국가와 지역사회에 대한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가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덕목을 갖추려 노력 중”이라 답한 대목이나, “공적·사적 민원과 관련 시민들의 억울함을 풀어드리는 것도 감사원의 기능이므로 성심껏 조언해 드렸다”는 내용 등은 유권자들이 보기에도 감사위원직을 십분활용한 총선 전략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든다.

감사위원의 임기는 4년이다. 26개월 동안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근무한 김 위원이 올 7월에 감사위원에 발탁됐으니 임기가 3년 8개월이나 남아 있는 상태다. 그가 총선에 나설 경우 공무원 사퇴시한(내년 1월 14일)에 사퇴한다고 해도 감사위원 수행은 고작 반년 정도다. 애당초 김 위원이 4.13총선에 출마할 의향이었다면 감사위원직을 수락하지 않았어야 마땅했다. 정부기관의 핵심자리를 총선용 경력 쌓기에 활용하는 것은 지나친 개인 욕심이고, 국민혈세로 월급을 꼬박 받으면서 총선 준비를 위해 연고지에 신경 쓴다는 것은 공인의 바른 자세가 아니다. 감사위원 신분을 총선 보호막이로 활용하는 자체가 문제가 따르니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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