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 “유통 본질 ‘상품’ 힘 키울 것”
김혜자도시락·점보라면 등 인기몰이
도시락 하루평균 7만 7000개 팔려
‘도어투성수’ 편의점 매장 새지평 열어
다양한 업체 협업, 1년간 팝업 15회
1974년 을지로에 슈퍼마켓 문 열고
1990년 GS25 시작, 국내외로 성장

GS25 전경. (제공: GS리테일)
GS25 전경. (제공: GS리테일)

편의점을 드나들며 원하는 간식과 생활용품 등을 구매하는 한국의 편의점은 ‘백화점 없는 곳은 있어도 편의점 없는 지역은 없다’ 할 정도로 포화상태다. 고물가 시대에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외부 요인이 작용하면서 편의점 신규 출점 수는 감소하기 시작했고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 최초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제외한 국내 편의점 3사 점포 수는 2023년 기준 CU 1만 7762개, GS25 1만 7390개, 이마트24 6598개다. 편의점 왕국 일본의 편의점 수를 넘어선 한국은 편의점 전성시대 곧 무한경쟁 시대를 맞이했다. 본지는 편의점 3사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성공 사례에 대해 살펴봤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GS25가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팝업스토어와 소비 트렌드에 맞는 차별화 상품으로 MZ 세대 취향을 사로잡고 있다.

앞서 GS리테일은 1974년 을지로에 슈퍼마켓을 오픈하며 유통업에 진출한 뒤 15년여 만인 1990년 국내 토종 브랜드 GS25를 세상에 내놨다. 이후 GS25는 빠르게 세를 넓혔고, 지난 2022년 11월에는 성수동에 ‘도어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플래그십스토어 1호 매장을 선보였다. ‘도어투성수’는 ‘편의점의 새로운 길을 연다’는 의미와 ‘낮과 밤이 다른 다채로운 성수의 모습을 펼친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도어투성수에 오픈한 코카콜라 팝업스토어 전경. (제공: GS리테일)
도어투성수에 오픈한 코카콜라 팝업스토어 전경. (제공: GS리테일)

◆트렌드 반영한 각종 팝업스토어

도어투성수는 기획 단계부터 가시성이 가장 높은 매장 전면 중심부에 대형 전시 부스를 마련하는 등 팝업스토어 운영을 위한 전용 시설도 완비했다. 내부는 고객이 오래 머물며 즐기도록 약 50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열렸으며 외부 테라스를 포함해 약 30석 규모의 충분한 시식 공간이 마련됐다.

그간 GS25가 약 1년간 선보인 팝업스토어는 15회에 달하며 팝업마다 협업한 업체는 주류·게임·식품·캐릭터 등 다양하다. 2022년에는 BEURRE맥주와 메이플스토리 팝업이 진행됐다.

지난해에만 14회에 이른다. 크로우캐년×짱구, 발란사×짱구, 노티드, 무똥카데, 원소주, 하겐다즈, 넷플릭스, 삼성 갤럭시 Z5, 라벨 5, 원바이펜폴즈, 하피볼, 잭다니엘, 파워퍼프걸, 코카콜라 등이다.

팝업스토어에 다녀간 고객 수는 약 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GS25의 점포 데이터 분석 결과 이 중 2030 세대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어투성수 관련 고객들의 자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언급량은 5만건 이상, 영상 콘텐츠 재생수는 500만건이 넘었다.

모델들이 GS25에서 편의점 매출 1위에 등극하는 등 인기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제공: GS리테일)
모델들이 GS25에서 편의점 매출 1위에 등극하는 등 인기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제공: GS리테일)

◆가성비 상품들 잇달아 선보여

GS25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들까지 공략에 나섰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커지고 소비자들 부담도 날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2월 14일 출시됐던 ‘혜자로운집밥도시락(김혜자도시락)’ 등 혜자 브랜드 상품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2800만개를 돌파했으며 이는 하루평균 7만 7000여개, 1분당 약 53.3개가 팔린 셈이다.

가성비를 콘셉트로 한 자체 브랜드(PB) ‘리얼프라이스’ 상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17년 론칭된 리얼프라이스는 GS리테일의 가격 소구형 PB 상품이다. 기존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고물가 장기화 추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8월부터 GS25에 확대 도입됐다. GS더프레시에서 매출이 검증된 상품을 슈퍼마켓 가격 그대로 도입하거나 1인 가구 맞춤 용량으로 재구성한 상품을 편의점 최저가 수준으로 내놓는 방식이다.

올해 1~2월 리얼프라이스 상품 매출은 출시 초기 2개월 대비 714.7% 뛰었다. 이에 GS25는 버터쿠키, 요리용맛살, 부산어묵 등 3종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편의점 리얼프라이스 상품 라인업을 17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박종서 GS리테일 상품전략팀 담당자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 품목을 중심으로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중점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라며 “GS리테일이 보유한 편의점·슈퍼 채널의 시너지를 발휘해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비전 선포식에서 GS리테일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GS리테일)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비전 선포식에서 GS리테일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GS리테일)

◆허연수 CEO ‘상품’ 전략 통했나

이러한 결실은 올해 허연수 GS리테일 CEO(부회장)는 신년사를 통해 상품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유통 본질인 ‘상품’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보여주고자 한 GS25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받는다.

허 부회장은 고객 변화에 중심을 두고 사업구조를 혁신해야 시장에서 확고한 격차를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김혜자 도시락’ ‘점보 라면’ 등 고객이 먼저 찾아오고 고객 스스로 입소문을 내는 히트상품의 힘을 경험함으로써 이를 토대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더해 GS25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대형 할인점 등 다중 이용 유통 채널 대신 편의점 통한 장보기가 크게 확대된 추세를 고려해 올해 FCS(Fresh Concept Store, 신선 강화형 매장) 매장 확대에 나선다. GS25 신선 강화형 매장은 농·수·축 신선식품을 비롯해 조미료, 통조림, 즉석식품, 냉장식품 등 장보기 관련 상품 카테고리가 일반 편의점 대비 500여종 더 많은 구색이 갖춰진 곳이다.

GS25는 신선 강화형 매장을 오픈하기 전 상권 유형과 면적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확장형 ▲표준형 ▲보급형으로 분류하는데 확장형 매장의 신선식품 매출은 일반 점포 매출 대비 27.4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선 강화형 매장 수는 2021년 3점, 2022년 15점, 2023년 253점으로 올해 말까지 최대 1000점까지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GS리테일 뉴컨셉전개팀에서 여러 특화 매장 중 하나의 콘셉트 정도로 추진하던 신선 강화형 매장을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FCS 전담팀을 새롭게 발족하는 등 조직도 정비도 완료했다.

베트남 GS25 매장을 이용하는 현지인들의 모습. (제공: GS리테일)
베트남 GS25 매장을 이용하는 현지인들의 모습. (제공: GS리테일)

◆국내 넘어 해외 진출에도 ‘박차’

GS25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해외 GS25는 상품 차별화 및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2월 중순을 기준으로 베트남에는 262개점을, 몽골에서는 울란바토르 외 에르데네트 지역 등 277개점을 운영 중이다.

2018년 1월 호치민 지역에 1호점을 오픈한 GS25는 당시 베트남 손킴 그룹과 손을 잡았다. 베트남 GS25는 남부에서 써클케이, 패밀리마트 등 GS25보다 4~6년 먼저 진출한 미국, 일본 등 해외 편의점 브랜드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2021년부터는 해외 진출한 K-편의점 중 최초로 가맹점을 전개하며 점포 확산 전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베트남 GS25는 진출 초기 길거리음식에 익숙한 식문화에 맞춰 반바오(베트남식 호빵) 등 현지 먹거리를 비롯해 떡볶이, 도시락, 김밥 등 한국식 조리 식품을 히트시킨 것에 이어 올해부터는 치킨25와 꼬치류 즉석조리 식품을 선보였으며 GS25는 앞으로도 한국식 상품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가파른 성장을 이뤄가는 몽골에서는 2021년 5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GS25 니스렐점 ▲GS25 초이진점 ▲GS25 파크오드몰점 등 3개 매장을 동시 오픈하며 본격적인 진출에 나섰다. 몽골 GS25의 경우도 몽골의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한 현지화 전략과 편의점의 인프라를 활용한 다목적 기능을 강화하며 K-편의점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몽골에서는 수출된 카페25 생우유 카페라테, 치킨25 등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이는 K 편의점 히트상품을 몽골의 식육(食肉) 문화에 이식해 현지화한 사례로 꼽힌다. GS25의 PB상품, 조리 식품 등이 현지 인기 상품으로 크게 부상하며 몽골 내 부족한 식당, 카페, 쉼터 등을 대신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초 글로벌 500호점을 넘어서며 오는 2025년 1000호점, 2027년에는 15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GS25는 앞으로도 해외 현지 고객 분석에 기반한 차별화 상품 및 현지 상품 개발, 특화 매장에 대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 단순 소매점을 넘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현지에 맞게 개발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허연수 CEO는 “1~2인 가구 증가로 장보기 수요가 마트에서 편의점과 슈퍼마켓으로 이동하고 미디어 무게중심이 TV에서 모바일로 급격하게 변하는 등 고객 변화에 중심을 두고 사업구조를 혁신해야 시장에서 확고한 격차를 만들 수 있다”며 “유통의 본질인 ‘상품’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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